국내 가장 오래된 ‘의용소방대 일지’ 발견

1953년 5월~10월 근무상황 담겨
소방본부 "문화재 등록 방안 추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의용소방대 근무일지 표지.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70년 전 의용소방대 근무일지가 발견됐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1953년 5월13일부터 10월24일까지 약 5개월10일 동안 당시 화성군 남양면 의용소방대가 작성한 근무일지 1권을 발견했다”고 16일 밝혔다. 일지는 가로 183㎜, 세로 258㎜ 크기로 현재 복사용지 등으로 사용하는 B5용지와 비슷한 크기다.

근무일지는 인쇄된 서식에 맞춰 날마다 1장 분량으로 작성됐으며, 근무 일자와 날씨, 지시 사항, 특기 사항, 근무 사항, 인계품명 등이 자세하게 기록돼 있다. 펜글씨로 직접 쓴 일지는 한자로 작성돼 있다. 기입자는 친필 서명을 하고, 결재자는 도장을 찍었다. 한국전쟁 직후였던 터라 의용소방대는 ‘방공단’으로 개편돼 활동하던 시기여서 작성자는 ‘남양면 방공단’으로 적혀 있다. 도 소방재난본부는 “의용소방대가 야간과 휴일에도 근무하는 365일 24시간 근무 체제로 운영됐다는 점을 근무일지를 통해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1953년 10월24일 당시 화성군 남양면 의용소방대원이 작성한 근무일지.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제공

도 소방재난본부는 이 자료를 2025년 경기도 광명시에 개관 예정인 국립소방박물관에 기증할 방침이다. 조선호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장은 “발견된 근무일지는 어려웠던 시절에 주민자치로 지역사회 안전을 지키려 했던 노력의 산물”이라며 “문화재 등록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의용소방대의 뿌리는 1909년 창설된 경기도 수원소방조다. 현재는 시·군 및 읍·면 단위로 430개대 조직에 1만2천명이 활동 중이다.

김기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