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11시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모습. 이승욱기자
“3년 만에 해외여행이에요.”
설 연휴 하루 전인 20일 오전 11시께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가족과 함께 일본 오키나와행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던 이명학(49)씨는 <한겨레>와 만나 “직업 특성상 평소에 휴가를 쓸 수 없다. 그래서 명절에 해외 여행을 갔는데 그동안 코로나 19로 해외여행을 못 갔다”며 “2020년 설 연휴 때 마지막으로 해외여행을 갔고 코로나19 기간에는 국내 여행만 갔다. 이번에 출입국 제한이 완화되면서 오랜만에 해외로 가려고 한다”고 했다.
인천공항 출국장은 코로나19 출입국 제한 완화 조치 뒤 첫 명절 연휴를 맞아 친구, 친척, 가족과 해외로 여행을 가려는 탑승객으로 가득했다. 탑승 수속을 밟는 카운터 대기 줄은 탑승객들로 북적였고, 탑승 수속이 시작되지 않은 카운터에도 수속을 기다리는 탑승객들이 긴 줄을 섰다. 저마다 여행용 가방을 앞에 두고 비행기를 기다렸다. 탑승 게이트 앞에서는 “여행 잘 갔다 올게”라며 친척에게 인사를 건네는 탑승객도 있었다.
이날 만난 탑승객들은 모두 오랜 만의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안지영(22)씨는 “2020년 2월에 동생과 베트남에 가기로 비행기 표 예약도 다 했는데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며 “제가 대학생이고 동생이 고등학생인데 3월 되면 학교를 가야 하니까 그 전에 연휴를 맞아서 여행 가려고 한다. 오랜만에 여행이라 기대된다”고 했다. 김두수(27)씨도 “지난해 8월 친척들과 싱가포르 여행을 갔는데 이번에는 일본을 가려고 한다”며 “한 달 전부터 여행을 위해 표를 예약했다”고 말했다.
입국장에서는 오랜만에 입국한 가족에게 정답게 안부를 묻는 모습도 보였다. ㄱ씨는 얼마 만에 자식을 만났는지 묻는 말에 “7개월 만에 만났다”고 답하기도 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날 이번 설 연휴 기간(20∼24일)에 모두 61만6074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 12만3215명이 공항을 이용하는 셈인데 이는 지난해 설 연휴 하루 평균 이용객 8859명에서 1291%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설 연휴 기간과 비교하면 61% 수준으로 회복했다. 이용객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21일에는 13만1250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출국 여객이 가장 많은 날은 20일 7만702명, 입국 여객은 24일 7만2534명으로 예상됐다.
이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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