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발굴해 보니, 일제가 ‘임금님길’ 깔아뭉갠 전차 철로가

광화문 주변 발굴조사 16~18일 현장 공개

서울 광화문 월대 주변 발굴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일제강점기 전차 철로. 서울시 제공

서울 광화문 주변 발굴조사 현장이 오는 16일 공개된다. 이곳에선 일제강점기 전차 철로와 삼군부 행랑 터 등을 볼 수 있다.

서울시는 6일 “광화문 기단인 월대와 주변부 발굴조사 현장을 16~18일 사흘간 공개한다”며 “매장문화재에 관심 있는 시민 의견을 직접 듣고 유구 보존과 정비 계획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되는 일제강점기 전차 철로는 1917~1966년 광화문 동쪽 안국동과 서쪽 효자동에서 이어져 세종로 시청 방향으로 연결됐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전차 철로 70㎝ 아래 땅속에선 광화문 서쪽에 있던 삼군부의 외행랑 터와 동쪽 의정부의 외행랑 터로 추정되는 건물지가 나왔다. 서울시는 “전차 철로 아래에서 삼군부 행랑의 기초시설을 발굴해 일제가 월대와 삼군부 등 주요 시설물을 훼손하고 그 위에 철로를 깔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광화문 월대와 주변부 복원 사업을 추진하면서 문화재청과 함께 발굴조사를 벌였다. 문화재청이 광화문 앞 기단인 월대부 약 1620㎡를, 서울시는 월대 주변부 약 4487㎡를 맡아 경복궁 광화문 앞쪽 6107㎡를 조사했다. 문화재청 국립서울문화재연구소가 조사해보니, 광화문 월대의 전체 규모는 길이 48.7m, 너비 29.7m로, 중앙에는 임금이 지나가는 길인 ‘어도’ 구조가 남아 있었다고 한다. 월대 주변부를 조사한 서울시는 “월대 동쪽은 조선 시대 의정부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남북 7칸, 동서 3칸인 행랑 건물 터이고, 서쪽에선 삼군부와 관련된 행랑 기초시설과 배수로 등의 유구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김선식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