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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수도권

인천시, 멸종위기종 서식지에 반도체단지 추진

등록 2023-03-13 08:00수정 2023-03-13 08:52

지난 6일 오후 3시 인천 중구 영종해안도로. 이제는 폐쇄된 홍대염전에 검은머리물떼새 무리가 쉬고 있다. 이승욱 기자
지난 6일 오후 3시 인천 중구 영종해안도로. 이제는 폐쇄된 홍대염전에 검은머리물떼새 무리가 쉬고 있다. 이승욱 기자

12일 오후 인천 중구 영종해안도로 인근 습지를 천연기념물인 검은머리물떼새 수십마리가 거닐고 있었다. 상공에선 저어새가 선회비행을 했다.

갈대가 우거진 50만㎡ 면적의 이 습지는 과거 ‘홍대염전’이었다.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서기 전 영종도 일대는 수많은 염전이 있었는데, 갯벌이 넓고 수심이 얕아 염전을 만들기 수월했기 때문이다. 공항이 들어선 뒤 홍대염전은 폐염전이 됐다. 그러나 그 쓸모가 다하지는 않았다. 시베리아에서 여름을 지내고 남쪽으로 내려오는 철새들의 쉼터가 된 것이다.

영종도 남단을 찾는 철새는 송산유수지와 홍대염전을 오가며 생활한다. 만조가 돼 송산유수지 수위가 높아지면 홍대염전으로 이동하는 식이다. 인천녹색연합이 2021년 4월부터 10월까지 두 곳을 찾는 철새들을 모니터링한 결과 노랑부리백로 등 법정보호종 7종이 확인됐다. 꼬까도요, 뒷부리도요, 큰뒷부리도요, 중부리도요, 청다리도요, 붉은발도요 등 다양한 도요새 종류도 발견됐다.

인천녹색연합은 당시 성명서를 통해 “홍대염전은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다양한 조류가 서식하고, 봄가을 철새의 중간 기착지로 휴식과 먹이원 공급에 결정적 구실을 하고 있다”며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다양한 생물들의 살 권리를 보장하고, 생물 다양성과 서식처 보존을 위해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보호·관찰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홍대염전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인천시가 지난달 27일 홍대염전이 있는 영종하늘도시 개발사업 제3유보지(363만㎡)를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해달라는 신청서를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제3유보지를 산업부가 반도체 특화단지로 선정하면, 홍대염전 일대에 신규 국가산업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사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인천도시공사(iH)가 기반시설 공사를 한 뒤 각 반도체 업체에 분양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천시 반도체바이오과 관계자는 “제3유보지에 폐염전이 있는 것은 알지만, 이미 육지화가 어느 정도 진행됐고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도 아니다”라고 했다. 인천시와 함께 사업을 추진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 인천지역본부 쪽도 “2006년께 영종하늘도시 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염전 한곳을 보존해둔 상태”라며 “논란이 되는 폐염전 지역도 공원화하는 쪽으로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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