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의제강간’ 혐의 현직 경찰…“부인해달라” 문자 보내

게티이미지뱅크

16살 미만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해 ‘의제강간’ 혐의로 구속된 현직 경찰관이 경찰 수사가 시작된 뒤 피해자와 접촉해 회유를 시도한 정황이 파악됐다.

23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1일 미성년자 의제강간 혐의로 구속된 서울경찰청 소속인 ㄱ순경의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ㄱ순경이 10대 피해 학생에게 성관계를 부인해달라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ㄱ순경은 올해 2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알게 된 10대 여학생과 경기 북부 지역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여러 차례 성관계한 혐의를 받는다. 경기북부경찰청 여청수사대는 ㄱ순경과 피해 학생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내용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이 같은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ㄱ순경은 “합의된 관계”였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16세 미만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할 경우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미성년자 의제강간으로 처벌을 받는다. 이에 ㄱ순경이 처벌을 피하고자 피해 학생에게 ‘성관계를 부인해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ㄱ순경은 피해 학생의 가족이 대응에 나서자 경찰에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출소에서 근무하던 ㄱ순경은 현재 직위 해제된 상태다. 지난 18일 ㄱ순경을 소환 조사한 경찰은 성 착취물 요구와 추가 범죄 혐의점을 파악해 그를 긴급 체포했다.

이승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