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지하철역에서 시민들이 개찰구에 교통카드를 찍고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달부터 서울 지하철에서 열차 방향을 잘못 탔거나, 화장실에 잠깐 다녀오느라 개찰구 밖으로 나와도 10분 이내 다시 타면 요금을 또 내지 않아도 된다.
서울시는 28일 지하철 1∼9호선 이용자가 역 개찰구 밖으로 나갔다가 10분 안에 다시 들어오면 기본운임을 면제하는 제도를 7월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짧은 시간이라도 개찰구를 나갔다 다시 들어오면 기본요금을 내야 했다. 이런 식으로 요금을 추가로 내는 이용자수는 수도권에서 하루 4만명, 연간 1500만명에 달했다. 이들이 내는 교통비만 연간 180억원 정도여서, 환불이나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민원이 지난해에만 514건 접수됐다.
10분 내 재승차 제도는 서울시 구간인 1∼9호선과 남양주시 구간인 진접선에 우선 도입된다. 10분 내 재승차 혜택은
하차한 역과 동일역(동일호선)으로 재승차한 경우에만 적용되며, 환승적용 이후에는 승차거리에 비례하여 추가요금이 발생한다. 지하철 이용 중 1회만 적용되고, 선·후불 교통카드 이용시에만 가능하다. 1회권과 정기권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호선별 적용구간을 살펴보면 2·5·8·9호선은 전구간에서 10분 내 재승차 혜택을 받을 수 있다. 1호선은 서울역∼청량리역, 3호선은 지축역∼오금역, 4호선은 진접역∼남태령역, 6호선은 응암역∼봉화산역, 7호선은 장암역∼온수역 구간에서 제도가 적용된다.
서울시는 10분 내 재승차 제도가 정착되면 그 동안 일반 승객의 재승차 용도로 활용돼왔던 비상게이트를 본래 목적인 장애인·노약자 등 교통약자 이용 목적으로만 활용하도록 하고, 무임승차의 주된 통로로 이용된 비상게이트를 정상화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우선 1년간 시범운영을 거쳐 본 제도가 다른 노선으로도 확대 적용될 수 있도록 타 기관과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손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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