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검체를 채취하는 모습. 추가 확진된 고양이는 25일 현재까지 없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 용산구 고양이보호소에서 기르던 고양이 2마리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1형)에 확진됐다. 국내에서 고양이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서울시는 해당 시설 전체를 소독하고 출입을 통제하는 한편, 오는 28일까지 서울시내 동물보호센터와 동물입양센터 19개소에 있는 고양이를 상대로 조류인플루엔자 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질병관리청, 서울시 발표를 종합하면,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이날 해당 고양이 2마리의 검체를 확인검사한 결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최종 확진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앞서 용산구 고양이보호소는 고양이들의 호흡기 질환 감염이 의심돼 민간 기관에 검사를 의뢰했는데, 해당 검사 시료를 검역본부가 재차 확인한 결과다. 2016년 12월에도 국내 고양이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확진된 바 있다. 현재까지 인체 감염 사례는 없다.
서울시는 “24일 오후 6시 30분께 농림부로부터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의심신고를 통보받은 즉시 가축방역관이 현장에 출동했다”라며 “시설물 전체를 방역 소독했고 해당 시설물 출입을 통제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또 시설 내에 남아있던 고양이 2마리의 콧구멍과 구강에서 검체를 채취해 시 보건환경연구원 동물위생시험소에서 검사를 실시했는데, 이들 두 마리는 모두 음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조류인플루엔자 방역실시요령’에 따라 발생지 인근 10㎞ 안의 방역대를 예찰지역으로 설정하고 시설 소독을 시행하는 등 방역 관리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예찰 지역에는 18개 자치구 (종로, 중구, 용산, 성동, 동대문, 성북, 은평, 서대문, 마포, 양천, 강서, 구로, 금천, 영등포, 동작, 관악, 서초, 강남)가 포함된다. 아울러 오는 28일까지 서울시내 동물보호센터와 동물입양소 19개소에 있는 고양이를 대상으로 전수 검사도 실시한다. 시민 불안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오는 27일까지 검체를 채취하고 28일까지 유전자증폭(PCR) 정밀검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질병관리청은 “관할 지자체와 함께 고양이 사체 접촉자 조사 등 조류인플루엔자 인체감염 예방조치를 시행 중”이라며 “현재까지 확인된 접촉자 중 유증상자는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현재까지 고양이에서 인체로 감염된 사례가 없으니 과도한 불안감을 갖기보다 야생조류 등의 사체나 분변을 만지지 말고 손씻기 등 개인위생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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