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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인 1944년 인천 동구 송현공립국민학교(현 인천 송현초) 제1회 졸업생 여학생 13명이 근로정신대로 일본 본토에 강제 동원됐다는 기록이 나왔다. 그동안 구술로만 전해지던 인천지역 여자 근로정신대 강제 동원 사실이 기록으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 갑)은 일제강점기 동안 발행된 조선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 1944년 7월4일치 3면 기사에서 ‘인천부(현 인천시) 여자근로정신대 모집에 송현초 졸업생 중 27명이 응모해 13명이 합격했다’는 기록을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해당 기사에는 ‘당시 학부모들이 축하 의미로 여학생 한명당 5원씩을 줬지만, 학생들이 국방에 헌금하겠다며 학교 쪽에 절차를 문의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같은 면 다른 기사에서는 ‘송현초 합격자 여학생들이 다른 지역 학생들과 함께 7월2일 서울에서 시가행진한 뒤 일본으로 떠났다’고 기록돼 있다. 13살 소녀를 전쟁에 동원하기 위한 일제의 ‘여자정신근로령’은 1944년 8월23일 공포·실시됐지만, 이번 기록 발견을 통해 칙령 공포 이전부터 추진됐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송현초 여학생 강제동원은 그동안 입으로만 전해졌다. 동북아역사재단이 2021년 낸 책 ‘일제의 전시 조선인 노동력 동원’에는 1932년생 박임순 할머니가 “1944년 인천 송현국민학교 6학년 때 교장이 근로정신대로 2년 갔다 오면 고등학교 졸업장을 준다고 회유해 인천에서 1차로 50명이 동원됐다”고 증언한 바 있다. 임 할머니는 2018년 숨졌다.
허 의원은 “근로정신대는 12살 이상 초등학교 정도의 교육을 받은 여학생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이들에 대한 동원 지역 및 현황 등 실태 파악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