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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전남경찰청장 숨진 채 발견…‘사건 브로커’ 연루 의혹

등록 2023-11-15 11:22수정 2023-11-16 02:30

경기도 하남 검단산 기슭서 발견
타살·극단 선택 정황 확인되지 않아
한겨레 자료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사건 브로커’에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아 검찰 수사망에 오른 전 전남경찰청장 김아무개씨가 15일 경기 하남시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기 하남경찰서는 실종신고가 접수된 김씨가 이날 오전 10시께 하남시 검단산 기슭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발견 당시 타살 혐의점은 없었으며, 유서 등 극단 선택을 추정할 만한 정황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김씨의 가족이 전날 오후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서울 강동경찰서에 실종신고를 했다. 경찰은 휴대전화 신호 조회 결과, 마지막 신호가 잡힌 하남 검단산 일대를 수색해 이날 김씨를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변사자 신원은 파악했지만, 사건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아직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숨진 김씨는 전남경찰청장 재임 시절 ‘사건 브로커’ 성아무개(62)씨로부터 경찰 승진 인사를 청탁받은 의혹을 받아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성씨는 2020년 8월20일부터 2021년 8월25일까지 투자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던 ㄱ(44)씨 등에게 수사 무마, 편의 제공 명목으로 차량과 17억42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성씨가 20여년 전부터 골프와 식사 접대 등을 통해 경찰과 친분을 쌓은 뒤 검찰 수사관, 자치단체장 등으로 인맥을 넓혀 수사와 인사 등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18일 전남 목포경찰서 ㄴ과장 사무실과 자택,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소속 경찰, 10일 광주경찰청 수사과 수사2계와 정보과 정보3계, 북부경찰서 형사과와 경무과, 광산경찰서 첨단지구대 소속 경찰에 대해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ㄴ과장은 성씨에게 승진 인사를 청탁한 의혹을 받았고 나머지 경찰들은 과거 ㄱ씨를 수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을 지낸 퇴직 경무관과 전남경찰청 퇴직 경감, 광주지검 목포지청 소속 수사관도 인사청탁, 사건무마, 수사기밀 유출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김 전 청장도 최근까지 인사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지검은 “김 전 청장의 사망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며 “김 전 청장에 대한 수사 여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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