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무더기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연합뉴스
서울 구로구의 한 콜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50명 이상 무더기로 발생했다. 앞으로 이 콜센터를 중심으로 한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어서 방역 당국이 비상이 걸렸다.
10일 서울시·경기도·인천시의 설명을 종합하면,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에 입주한 한 콜센터 직원과 접촉자 등 최소 52명이 코로나19 양성·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시에서 24명, 경기도에서 14명, 인천시에서 14명이다.
이 가운데 서울 거주자 24명은 은평구 2명, 강서구 3명, 구로구 8명, 강서구 2명, 양천구 2명, 노원구 1명, 관악구 4명, 동작구 2명 등이다.
경기도는 이날 안양시 4명, 광명시 3명, 김포시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의정부시 1명, 부천시 5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경기도 거주자 47명이 이 콜센터와 관련해 자가격리 조처됐다.
인천시에서는 콜센터 직원 13명과 이 직원과 같은 식당에서 식사한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10일 인천시 남동구에 사는 28살 남성과 부평구에 사는 51살 여성이 확진판정을 받았는데, 이들은 지난 8일 서울 노원구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직장 동료 56살 여성과 최근까지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인천에 사는 이 회사 콜센터 직원 11명도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인천의료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과 같은 콜센터에서 근무한 나머지 인천 거주자 6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또한 이 콜센터 직원 43살 여성이 지난 6일 미추홀구 한 식당에서 식사하던 자리 옆 테이블에 있던 55살 남성도 코로나19 양성이었다.
서울시와 각 자치구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 콜센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검사가 시작된 것은 지난 8일 양성판정을 받은 7265번째 환자(노원구 거주)가 이 콜센터에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구로구는 이날 오후 직원과 교육생 모두 207명 가운데 54명에 대해 긴급 검사를 진행했고, 이 가운데 1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서울은 물론 경기, 인천에서 콜센터 직원과 접촉자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다.
한 회사 안에서 직원과 접촉자까지 50명이 넘는 확진자가 사흘 사이에 발생한 셈이다. 구로구는 코리아빌딩 전체에 대한 방역 소독 작업을 진행한 뒤, 1층부터 12층까지 사무실 공간에 대한 전면 폐쇄 명령을 내렸다. 검사를 아직 받지 못한 콜센터 직원과 교육생 153명에 대한 검사가 구로구 선별진료소와 각 거주지 인근 보건소에서 진행 중이기 때문에, 추가 확진자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구로구는 이 콜센터가 입주한 오피스텔 거주자 전체를 대상으로 검체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사무실 내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근무하는 콜센터 특성상 감염자가 많았던 것으로 보건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0일 오전 ‘코로나19 관련 정례브리핑’에서 “서울에서 가장 규모 큰 집단감염이다. 매우 심각 위중하게 인식하고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콜센터와 같이 밀접해서 근무하는 모든 업체를 파악해서 긴급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채윤태 홍용덕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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