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서울시청 본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의 수도권 확산으로 인해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가 취소되거나 축소되는 등 국회 일정에 차질이 생겼고 서울시청 본관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본관이 폐쇄되는 초유의 사태도 빚어졌다. 방송사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면서 사상 최초로 방송 중단 사태가 초래됐다.
지난 17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기자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같은 날 방송에 출연한 이낙연·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최형두 미래통합당 원내대변인이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검사를 받았다. 이 의원은 19일 오전 10시10분께 음성으로 확인됐고, 김 의원과 최 대변인은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 의원은 의료진 권유에 따라 이날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도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이날 오전 10시 국회 정보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경찰·국군정보사령부 등의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전파 우려 때문에 회의를 하지 않기로 했다.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장 인사청문회는 참석 인원을 50명 미만으로 제한해 진행했다.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발효되면서 50인 이상 참여하는 실내 행사가 금지됐기 때문이다.
<기독교방송>(CBS) 간판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 출연 기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기독교방송>이 정규 방송 중단을 선언했다. 사진은 19일 오전 서울 양천구 <기독교방송>(CBS)의 모습.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정당 일정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의 자가격리로 19일 대전문화방송(MBC) 주최로 진행될 예정이었던 민주당 당대표 후보 토론회도 취소됐다. 통합당 역시 26~27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 예정이었던 연찬회를 연기했다.
국회에서 열기로 했던 토론회 등도 취소·연기가 잇따르고 있다. 전날 박병석 국회의장은 의원들 300명 전원에게 편지를 보내 향후 2주일 동안 의원회관 등에서 계획한 세미나나 간담회를 연기할 것을 권유했다.
이날 서울시청 본관 청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본관이 폐쇄되는 일도 일어났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서울시청 본관 2층 근무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도시공간개선단 소속인 이 직원은 전날 본관에 출근해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근무했다.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시는 본청 전 층을 폐쇄하고 전 직원 퇴실 조처를 한 뒤 긴급 방역에 나서기로 했다. 서소문 1·2청사 등 별관 근무자도 이날 본관에 들른 적이 있다면 퇴실하도록 했다. 서울시청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27일 서울시청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그는 시청으로 매일 출근하지 않는 외부 자문위원이었다.
방송사도 코로나 비상이 걸렸다. 앞서 확진자가 나온 시비에스는 이날부터 방송 중단에 나섰다. 국내 언론사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시비에스는 이날 “‘김현정의 뉴스쇼’에 8월17일 오전 출연했던 당사 기자가 18일 저녁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정부 방역지침에 따라 준비해온 코로나 방역 매뉴얼에 의해 8월19일 아침 6시부터 24시간 동안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비상 음악 송출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스튜디오와 건물 전체에 대한 방역을 실시한 시비에스는 직원들도 모두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정환봉 서혜미 문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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