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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과 미군의 땅’ 인천 캠프마켓, 81년만에 담장 허물었다

등록 2020-10-14 13:49수정 2020-10-15 02:43

야구장·농구장 등 일부 시설 시민 개방
‘일제수탈·분단 역사’ 간직…아픔의 공간
인천시는 부평 미군기지인 캠프마켓 개방을 앞둔 지난 6일 미군기지 정문 담장을 철거했다. 인천시 제공
인천시는 부평 미군기지인 캠프마켓 개방을 앞둔 지난 6일 미군기지 정문 담장을 철거했다. 인천시 제공
81년 만에 ‘금단의 땅’ 인천 캠프마켓의 문이 열렸다. 캠프마켓은 1939년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육군의 조병창(무기공장)으로 사용됐다가 광복 이후에는 주한미군이 주둔해 그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곳이다. 일본의 약탈·강제동원의 현장이자 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공간이기도 하다.

인천시는 14일 국방부로부터 반환받은 부평구 캠프마켓 일부를 시민에 개방했다. 이날 오전 캠프마켓 정문에서 박남춘 인천시장이 국방부로부터 받은 열쇠로 정문 자물쇠를 풀고, 시민대표단과 함께 금단의 땅을 지르밟았다. 박 시장은 “시민의 힘으로 캠프마켓을 되찾았다. 이제 반환받은 이 땅을 시민이 마음껏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국방부 및 주한미군과 협력해 깨끗하고 완벽한 토양정화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평 캠프마켓 전경. 인천시 제공
부평 캠프마켓 전경. 인천시 제공
이번 개방은 지난해 12월 정부의 캠프마켓 부지반환 발표 이후 처음으로 시민에 개방하는 것으로, 전체 44만여㎡ 가운데 야구장·야외수영장·극장·농구장 등으로 쓰였던 9만3000㎡다. 개방에 앞서 시는 부평구 등과 협의해 1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시설 재정비와 담벼락 철거 등의 작업을 진행했다. 또 개방한 출입구 주변에 캠프마켓의 과거를 기록한 스트리트 아트 갤러리 조성과 캠프마켓을 상징하는 조형물도 설치했으며, 국화꽃밭도 마련됐다. 주한미군 쪽이 여전히 빵공장 등으로 쓰고 있는 23만㎡가량 용지 경계에는 새로 울타리도 놓았다.

일제강점기 당시 부평 조병창은 한강 이남에서 가장 큰 군수물자 공장이었다. 조병창은 일제가 강제동원한 조선인의 노동력을 착취해 전국 각지에서 수탈한 금속품으로 무기를 만들던 무기 제조 공장이다. 조병창에 강제동원된 조선인 노동자는 1만여명에 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인천시는 미공개 부대 시설 가운데 토양정화 작업을 완료하는 지역부터 우선 정비해 시민들에 개방할 방침이다. 인천시 제공
인천시는 미공개 부대 시설 가운데 토양정화 작업을 완료하는 지역부터 우선 정비해 시민들에 개방할 방침이다. 인천시 제공
광복 이후부터는 미군이 주둔해 왔다. 다만, 한국전쟁 때인 1950년 6월부터 9월까지는 잠시 북한군이 점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마켓에는 일본강점기 조병창 건물 유적 20동 이상이 기존 형태를 유지한 채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현재 토양오염 정화작업이 진행 중인 캠프마켓 내 군수재활용품센터 구역 11만㎡가량은 2022년 말쯤 개방할 예정이다. 빵공장 터도 경기 평택 미군기지로 공장 이전이 마무리되는 대로 정화작업 등을 거쳐 개방할 계획이다. 시는 현재 캠프마켓 활용방안 마련 및 유적 조사도 함께 진행 중이다.

한편, 이날 오후 1시29분께 캠프마켓 개방 행사장에 설치된 가로 2m, 세로 1m 크기의 LED전광판이 넘어져 시민 6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오전 마무리됐지만, 행사장 주변 등은 오후 5시까지 개방하기로 해 시민들이 방문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전광판을 설치한 행사대행업체를 상대로 안전관리 여부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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