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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과 변두리 삶 담아온 이윤기 화가 1주기 추모전 열린다

등록 2021-03-23 14:16수정 2021-03-23 14:17

이윤기 작 <아랫집>.
이윤기 작 <아랫집>.

대추리 등 분단 현실과 대규모 택지개발로 떠밀린 변두리 서민들의 삶의 현장을 화폭에 담았던 이윤기 화가의 1주기 추모전이 23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수원미술관에서 열린다.

‘이윤기 1주기 추모전 추진위원회’(위원장 주재환)는 <이윤기 1주기 추모전-숲의 끝에 멈추다>에서 지난 25년간 이윤기 화가가 제작해 남긴 3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1972년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난 이윤기 화가는 1998년 목원대 미술교육과(서양화)를 졸업한 뒤 고향인 화성·수원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다 지난해 1년간의 암 투병 끝에 마흔여덟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번 추모전은 그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긴 동료 선후배 미술가들이 추모전 추진위원회를 꾸리고 1년간 작품을 수집 정리한 결실이다.

이 화가는 지금은 동탄새도시 개발로 철거된 화성시 동탄면 목리에서 동료 화가, 조각가 10여명과 함께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목리 창작촌을 일궜다. 컨테이너 작업실로 가난했지만 이곳에서 작품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던 그는 행복해했다.

하지만 썰렁한 도시의 변두리 지역에 신도시 개발 광풍이 불면서 주민들은 하나둘 고향에서 쫓겨났고 그의 창작촌도 철거됐다. 그는 가장 늦게 그곳을 떠났다. 그가 남긴 작품 <아랫집> 은 당시 포클레인이 마지막으로 철거할 때까지 그가 머물던 곳이었다. 이번 추모전에는 <화가의 방>을 통해 목리 창작촌 당시 생전의 그의 작업실을 볼 수 있다.

이윤엽 이윤기 등 작가들이 대추·도두리 주민 53명의 현존하는 인물들의 초상을 대추분교 유리창에 유화로 그렸다.&lt;한겨레&gt; 자료 사진
이윤엽 이윤기 등 작가들이 대추·도두리 주민 53명의 현존하는 인물들의 초상을 대추분교 유리창에 유화로 그렸다.<한겨레> 자료 사진

2006년 그는 미군기지 확장에 주민들이 저항하던 평택 대추리와 도두리 현장에서 예술 행동에 나섰다. 대규모 진압 작전을 앞두고 이윤엽 작가 등과 함께 그는 대추분교에 교실 유리창마다 생존한 대추리·도두리 주민들의 얼굴 그림을 그려 냈다. 대추리의 상징과도 같던 부엉이는 그의 연작 <부엉이> 로 되살아났다.

지난해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는 공공예술과 마을 예술(커뮤니티 아트)활동을 벌였다. 작고한 최춘일 전 경기창작센터장의 이름을 딴 ‘봄날협동조합’을 동료 작가들과 꾸려 공동체와 예술을 연계하는 작업을 해왔다.

전미영 이윤기 1주기 추모전추진위원회 공동대표는 “티 없이 맑고 착한 작가였다. 도시개발과 분단 현실 등으로 삶의 터전에서 밀려나는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함께 공공미술과 커뮤니티 아트를 통해 공동체 삶의 현장을 고민하고 작품에 담으려 애썼다. 더 많은 작품을 기대했는데 너무나 일찍 세상을 떠나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사진 이윤기1주기추모전추진위 제공

이윤기 작 &lt;파랑눈 부엉이&gt;.
이윤기 작 <파랑눈 부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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