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경기 남양주시 한 주상복합건물에서 발생한 화재가 10여시간 만에 진화됐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경기 남양주시 18층짜리 주상복합건물에서 일어난 화재가 11일 새벽 꺼졌다. 하지만 주민 180여가구는 귀가하지 못한 채 이틀째 대피소 11곳에 나뉘어 생활하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이날 “남양주시 다산동의 한 주상복합건물에서 불이 난 지 10시간여 만인 이날 오전 2시37분께 진화됐다”고 말했다. 불은 10일 오후 4시29분께 1층에 있는 식당 쪽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검은 연기와 함께 불은 1~2층 상가와 필로티(벽면 없이 기둥으로만 설치된 개방형
구조) 주차장에 있던 차량 20대 등으로 옮겨붙었다.
불이 나자 상가 등에 있던 수백명이 긴급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상가 위 아파트에서 미처 피하지 못한 주민 41명은 연기를 들이마셨고, 이 가운데 22명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소방당국은 헬기 3대를 포함한 장비 169대와 소방과 경찰, 공무원 등 958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불이 난 건물은 지상 18층, 지하 4층 규모다. 지상 필로티와 지하 1~3층은 주차장이고 지하에는 대형마트도 입점해 있다. 지상 1~2층은 스포츠센터와 음식점 등으로 사용 중이며 상가 위는 366가구가 거주하는 아파트다.
불이 꺼진 뒤 903동과 904동 주민 180여가구는 귀가했다. 그러나 901동과 902동 주민 180여가구는 이틀째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배전반이 고장 난 탓이다. 이들은 근처 도농중학교와 양정초등학교 체육관 등 긴급대피시설 11곳에 나뉘어 생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배전반 수리가 끝나는 가구를 대상으로 우선 귀가시키고 있는데 내일까지는 복구작업이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12일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밝히기 위해 합동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일부 주민들은 “스프링클러와 방화셔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소화전 물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이날 불이 1층의 한 중식당에서 발생했다는 주민 신고가 들어왔다”며 “감식을 해야 소방시설 작동 여부 등 원인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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