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이 유튜브 방송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의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제공
지난해 경기도의회 의장 선출 당내 경선을 앞두고 동료의원들에 은수저와 양주, 화장품선물세트 등을 돌렸다는 의혹(<한겨레> 5월 11일치 14면)과 관련해 장현국 경기도의회 의장이 “동료의원에게 대가성 선물을 제공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은수저 출처와 개수를 두고 말바꾸기가 반복돼, 일부 도의원들을 중심으로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장 의장은 지난 21일 도의회 화상 기자회견에서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면서도 “(지난해 경기도의회 민주당의 의장 후보 선거에서) 수십 개의 은수저와 양주를 제공했다는 의혹과 대가성 선물을 제공해 의장 후보자로 선출됐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경선을 앞두고 소속 상임위 의원들 친목모임에 야식을 포장해가면서 그 봉투에 은수저 1개를 넣어 갔고 경선 뒤 수원 동료의원 13명과의 축하모임에서 와이셔츠 등을 선물받고 답례로 줬다. 경선 전 수저 1개가 경선 결과를 좌우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앞서 장 의장은 지난달 21일 “한 상임위와 수원지역 도의원에게 20여개를 주었고 선물이 생기면 의원끼리 주고받는 일환”이라고 해명한 바 있는데, 선물 개수가 경선 전 1개와 당선 뒤 13개로 ‘수정’된 셈이다.
장 의장은 은수저 출처를 두고서도 “가정의 달을 맞아 일가친척에게 선물하려고 구입해 차에 실어 뒀던 것이 문득 생각나 전달했다”며 “현금 51만원을 지인에게 주며 주문해달라고 했는데 지인이 제 것을 포함해 총 50개를 공동구매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앞서 그는 지난달 21일 “민주당 경기도당에서 정부 산하기관으로 옮긴 잘 아는 분이 사달라는 부탁을 해와 구매했다”고 밝혔다가, 지난달 30일 “지난해 2~3월께 인터넷쇼핑몰에서 은수저 세트 20여개를 직접 샀고 1개가 남아있으나 영수증은 없다”고 번복한 바 있다.
개수와 출처 설명을 또다시 바꾸게 된 것과 관련해 장 의장은 “잘못 기억해 낸 사소한 숫자가 더 큰 오해와 불신을 일으킬 수 있기에 1주일여간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경선과정을 잘 아는 도의원들은 “선거 전에 여러 의원한테 은수저 살포 이야기를 들었다” “장 의장은 선거 전 은수저 1개를, 그것도 불특정인에게 건넸다는 식으로 모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도 의장 선거 전에 일부 여성 도의원에게 전달된 화장품세트에 관한 해명은 아예 없었다.
한 도의원은 “민주당 경기도당이 진상조사를 통해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지금은 암묵적으로 묵인하고 넘어가려는 것 같다”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지난해 경기도의회 민주당 의장 후보 선거를 한달여 앞둔 5월께 경기도의 한 여성의원이 당시 장 후보한테 받았다는 화장품선물세트. 익명의 경기도의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