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찾아 하늘 날다…하늘·바다·육지에서 감시

충남도 대기질 관측 항공기 ‘1900D’ 17일 첫 비행
해상·육상에 이어 하늘에서도 입체적으로 오염 측정
양승조 지사 “미세먼지 근원 찾고 문제 푸는 계기 되길”

서범근 한서대 환경연구소 교수가 17일 대기질 관측 항공기인 ‘한서대 1900D’에 탑승해 서해안 상공의 미세먼지를 측정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17일 오전 충남 태안군 곰섬 한서대 비행훈련장. 비치크래프트 19인승 쌍발 터보드롭 항공기 ‘1900D호’가 가볍게 하늘로 날아올랐다. 이 항공기는 보령·태안·당진화력발전소 등 미세먼지 대형 배출사업장이 있는 서해안권의 고도 1㎞ 상공을 비행하며 대기질을 측정했다.

이 항공기는 최근 국비를 지원을 받아 미세먼지 질량분석기, 블랙카본 분석기, 나노입자 계수기, 극미량 질소계 전구물질 화학이온화 질량분석기, 암모니아 측정기 등 13종의 첨단 대기질 관측장비를 갖췄다.

대기질 항공관측은 중부권미세먼지연구관리센터(센터장 김맹기 공주대 교수)가 주관한다. 이날 비행은 서해안권 대형배출사업장 상공의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초미세먼지의 원인 물질이 되는 성분(전구물질) 등을 측정했다. 중국이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개최하면서 시행한 오염물질 배출량 감축정책이 국내 대기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하게 된다.

도와 중부권미세먼지연구관리센터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자주 발생하는 계절(12~3월)에 집중 측정하는 등 2024년까지 36차례 항공관측을 실시해 대형 배출원의 오염물질 배출량을 검증하고 기상·기후에 따른 미세먼지 발생 정도, 대기질 위험 예측 및 감시 기반도 구축할 방침이다. 또 상공기상관측장비인 라디오존데를 헬륨 풍선에 달아 20㎞ 상공까지 띄운 뒤 고도별 온도·습도·기압·풍향·풍속 등을 관측하고, 드론을 이용해 500m 이하 대기질도 측정한다.

이로써 충남도는 바다와 지상은 물론 하늘에서도 미세먼지 감시망을 구축하게 됐다. 해상관측은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 15일 당진항 지원센터에 설치한 미세먼지 스캐닝라이다(대기 입자를 분석해 미세먼지 양을 측정하는 장치), 지상관측은 충남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운영하는 고정식 대기오염측정소 43곳과 대기오염이동측정차량 2대가 각각 맡는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미세먼지는 세계 인류가 처한 위기이자 함께 풀어야 할 숙제다. 충남이 선보인 육해공 미세먼지 입체 관측망이 미세먼지의 근원을 찾고 문제를 푸는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