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프론티어호가 지난해 11월17일 정기여객선으로는 마지막 항해에 나서 외연도 선착장에 도착해 승객과 화물을 내리고 있다. 송인걸 기자
충남 보령시와 대산지방해양수산청이 대천항~외연도 노선의 국가보조항로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했다. 대천항~외연도 항로를 이용하는 섬주민 750여명은 해상교통권을 보장받게 됐다.
김동일 보령시장과 류승규 대산지방해양수산청장은 21일 오후 보령시청에서 국가보조항로 운항 업무 협약식을 열었다. 이 협약식은 대천항~외연도 항로가 오는 7월1일부터 국가보조항로로 전환되는 데 따른 업무 협력을 위한 것이다. 국가보조항로로 지정되면 국비로 건조한 여객선(국고선)이 운항해야 하는데 외연도 항로는 신규 보조항로라서 새 여객선을 건조해야 한다. 따라서 새 배를 짓는 동안 운항할 대체 여객선과 선사, 이에 따른 비용 지원 주체 등을 정해야 한다.
두 기관은 이날 △국고 여객선 건조 기간(약 1년6개월) 동안 대체 여객선 및 여객선 운영사업자 선정 사안 △국가보조항로 전환으로 대체 여객선 운영사업자에게 지급할 운항 결손금 및 기타 비용 부담 주체 등에 합의했다. 대산지방해양수산청은 국가보조항로 전환에 따라 운항 결손금을 대체 여객선 운영사업자에게 지급하고, 보령시는 운항 결손금 이외에 발생하는 비용을 지원한다. 또 국고 여객선 취항 시 운영사 선정과 항로 운영 관련 정보도 공유하기로 했다.
그러나 두 기관은 7월1일부터 내년 말까지 운항할 대체 여객선은 결정하지 못했다. 애초 대산지방해양수산청은 국고선인 섬사랑5호(150t급 12노트 차도선, 정원 95명)를 투입할 방침이었으나 그동안 운항해온 신한해운의 웨스트프론티어호(140t급 22노트 쾌속선, 정원 180명)보다 정원과 속도가 절반 수준이어서 섬주민들이 반발하기 때문이다. 섬주민들은 “외연도는 먼바다에 속하는 근해에 있다. 차도선은 화물을 싣는 공간이 개방된 구조이어서 파도가 2m 이상만 돼도 위험하다”며 “대체 여객선의 정원과 속도가 느리면 주민 불편은 물론 섬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문영 보령시 해양정책과 도서해상교통 담당은 “국고선을 투입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섬주민들의 주장도 이유가 있는 만큼 충분히 검토해 5월께 웨스트프론티어호급과 국고선 가운데 대체 여객선을 결정하고 운영사 선정 공고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천항~외연도 항로는 대천항을 기점으로 호도, 녹도를 거쳐 서해 최서단 유인도인 외연도를 돌아 대천항으로 돌아오는 왕복 102㎞ 노선으로, 3개 섬주민 754명(지난 1월 말 기준)과 관광객·방문객들의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이 항로는 지난해 11월17일 웨스트프론티어호의 운영 선사인 신한해운이 ‘유류비 상승과 승객 감소 등으로 경영난이 심각하다’며 면허를 반납해 폐업했다. 섬주민의 교통수단이 끊기자 충남도와 보령시, 대산지방해양수산청 등은 신한해운과 적자 보전을 해주는 조건으로 여객선 운항을 재개하고, 정부에 요청해 국가가 운항 적자를 보전해 섬주민 등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국가보조항로로 지정받았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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