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폭우로 금강 수위가 올라가면서 공산성 만하루가 물에 잠겼다. 공주시 제공
사흘째 집중호우가 쏟아진 대전·충남·세종 지역에서 현재까지 4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며, 1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 피해가 커지고 있다. 폭우로 금강 수위가 올라가면서 공산성 일부도 물에 잠겼다.
15일 오후 4시13분께 공주 옥룡네거리 근처에서 신원미상의 남성 1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앞서 오후 3시16분께 옥룡동 농협 근처 폐회로티브이(CCTV) 카메라에 한 남성이 불어난 물에 떠내려가는 모습이 찍혔고, 이를 본 관제요원이 119에 구조 요청을 해 남성을 찾았다.
15일 공주 옥룡동 거리에 물이 차 있다. 공주시 제공
공주에는 지난 13일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506.5㎜의 비가 내렸다. 이날 낮 공주 제민천이 범람하면서 공주 시내는 물바다가 됐다. 소방당국은 성인 허리 높이까지 물이 찬 옥룡동 등에서 보트를 타고 인명 구조 활동을 했다. 옥룡동에 있는 요양원 2곳에도 물이 들어차 입소자 116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금강 물이 불어나며 공산성 일부도 물에 잠겼다. 사적 제12호 공산성 만하루는 지붕까지 물에 잠겼고, 금서루 앞 토사도 유실됐다.
앞서 이날 오전 7시께 충남 청양군 정산면에서는 폭우에 유실된 토사가 인근 주택을 덮쳐 60대 여성이 숨졌다. 이날 오전 4시53분께 세종시 연동면 송용리에서도 야산 비탈면에서 쏟아진 토사가 근처 주택 앞을 덮쳐 70대 주민 1명이 숨졌다. 전날에는 오후 4시2분께 충남 논산시립납골당에서 일가친척 4명이 산사태로 무너진 건물에 매몰돼 70·80대 노부부 2명이 숨지고 20대 손자와 친척인 60대 여성이 골절상을 입었다. 전날 오전 4시53분께 충남 아산시 둔포면 한 저수지에서는 낚시를 하던 70대 남성이 물에 빠져 아직 실종된 상태다.
충남에서는 지난 13일부터 도로 등 공공시설 파손 34건, 사유 시설물 파손·침수 등 신고 30건이 접수됐다. 산사태·저수지 범람 우려로 논산시 주민 304명 등 474명이 미리 대피했다. 부여에서는 백제교·수북정 인근 둑 붕괴 조짐이 있어 주민 대피령이 내려쳤다. 청양군 목면 치성천 제방이 무너져 인근 주민들이 대피했고, 천안 동남구 목천읍 동평리 일대 주택 옹벽이 무너져 인근 4가구 10명이 몸을 피했다.
15일 공주시 옥룡동이 물에 잠겨 소방대원들이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공주시 제공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대전에서도 89건의 비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유성구 구룡동 오봉터널과 백운로, 구즉세종로 일부에 토사가 덮쳤고, 주택·농작물·공장·상가·차량 침수 신고도 69건 있었다.
현재 대전·충남·세종 전 지역에 호우 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17일까지 최대 250㎜ 이상의 비가 더 쏟아질 것으로 예보됐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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