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군 방역대책본부가 지난달 25일 이원면 내리의 한 축사에서 드론으로 방역하고 있다. 태안군 제공
“위이이잉 위잉~”
지난달 25일 충남 태안군 이원면 내리의 한 축사에 방역 드론이 떴다. 드론은 소독약통을 장착하고 축사 앞마당은 물론 지붕, 처마, 나무와 덩굴이 얽히고설킨 축사 옆, 뒤쪽까지 소독했다.
이 드론은 서산에서 럼피스킨병이 처음으로 발생하자 태안군 방역대책본부 비상상황실에 긴급 배치돼 축사 소독에 투입됐다. 태안군이 전염병 차단에 나선 것은 첫 발생지인 서산시 농장에서 반경 20㎞ 방역대에 관내 185농가가 있기 때문이다. 태안은 지난 4일 관내 농가의 소에게 모두 백신을 접종했고, 20일 현재 지난달 25일 발생한 1건 외에 추가로 확진된 농가는 없다. 군 방역대책본부는 “신속하게 백신을 접종하고 긴급 방역을 해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드론 방역은 사각지대 방역은 물론 장비와 인력 부족 문제까지 보완해줘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드론이 방역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태안해안국립공원사무소는 바다에 떠다니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바다 위 드론(무인 수상정)을 개발해 지난달까지 3개월 동안 50여 차례 운영해 부유 쓰레기 300㎏을 수거했다고 밝혔다. 바다 위 드론은 쌍동선(같은 선체 두 개를 연결한 배 형태)에 전기모터가 동력이며, 원격 조종을 해 선체에 달린 그물에 부유 해양 쓰레기가 걸리는 방식으로 수거한다.
태안해안국립공원사무소가 바다 위 드론을 제작한 것은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상괭이(쇠돌고래과)의 집단 서식지를 부유 쓰레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다. 상괭이 집단 서식지는 수심이 낮아 선박으로 바람과 파도에 이리저리 떠다니는 부유 쓰레기를 수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태안해안국립공원사무소는 올해 시범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새해에 바다 위 드론의 운영을 확대할 방침이다.
벼농사에 드론을 활용했더니 경영비는 5분의 4, 작업시간은 2분의 1로 줄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태안군은 올해 27농가 60㏊에서 드론으로 벼를 직파재배 하는 경영합리화 사업을 했더니 0.1㏊ 기준으로 못자리·이앙 경비는 기계 이앙 때 14만4천원 보다 82.6% 줄어든 2만5천원, 작업시간도 10.4시간에서 5.2시간으로 50%가 줄었다고 밝혔다. 남영란 태안군 농업기술센터 식물작물팀장은 “드론 직파재배가 수확량도 크게 차이가 없어 노동력 부족과 고령화 문제를 해소하는 대안이 되고 있다. 내년에는 직파재배 면적을 100㏊로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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