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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강원

인제 군 연병장서 백골이…누굴까?

등록 2021-09-09 14:55수정 2021-09-10 02:31

DNA 찾아냈지만 신원파악 불가
4년전 묘 많은 지역 흙 파와 공사
경찰 “뼛조각 반입된듯” 수사종결
무연고자 간주 장례 절차 진행중
지난 3월22일 오후 2시30분 강원도 인제군 북면에 있는 한 군부대 연병장에서 사람의 아래턱뼈가 발견됐다. 사진은 지난해 6월 화천 6·25 전사자 유해발굴 현장에서 발견된 두개골 모습. 연합뉴스
지난 3월22일 오후 2시30분 강원도 인제군 북면에 있는 한 군부대 연병장에서 사람의 아래턱뼈가 발견됐다. 사진은 지난해 6월 화천 6·25 전사자 유해발굴 현장에서 발견된 두개골 모습. 연합뉴스
지난 3월22일 오후 2시30분께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의 한 군부대 연병장에서 환경정리를 하던 병사가 뼛조각을 발견했다.

일반인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공간에서 사람 뼛조각이 발견되자 부대는 발칵 뒤집혔다. 군사경찰(옛 헌병)과 경찰까지 출동해 이 일대를 샅샅이 뒤졌지만, 처음 발견된 아래턱뼈 말고 다른 뼈는 물론 옷가지 등 유류품 흔적도 찾지 못했다. 군 당국은 부대에서는 실종자가 한명도 나온 적이 없다며 경찰에 사건을 넘겼다.

인제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골의 유전자(DNA) 검사를 의뢰하고, 인근 마을 주민 등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했다. 국과수는 “뼛조각에서 골절 등 외상을 찾을 수 없고, 남성의 것으로 추정되지만 오랜 시간이 흘러 사망 일시 등을 특정할 수 없다”는 회신을 보내왔다. 뼛조각에서 다행히 디엔에이가 확보됐지만, 유전자은행 실종자 명단 대조에서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국과수 촉탁 법의관으로 이 백골을 감정한 김이석 교수(가톨릭대 해부학교실)는 “사망 경과 시간은 뼈가 아닌 살 등 물렁조직의 부패 정도를 가지고 추정하는 것이다. 백골화가 진행된 이후에는 전신 뼈가 있어도 (사망 경과 시간 추정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험상 60~70년도 더 지난 뼛조각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경찰은 4년쯤 전에 백골이 발견된 연병장 정비를 하면서 인근 마을인 고성군 간성읍 흘리에서 흙 400차 정도를 실어왔다는 증언도 확보해 조사에 나섰다. 고성군으로 출동한 경찰은 흙을 퍼온 현장 일대가 봉분(흙을 둥글게 쌓아 올린 무덤) 형태가 없어졌을 정도로 오래된 묘가 많은 지역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를 종결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대 안에서 뼛조각이 나왔지만, 4년 전 공사를 위해 외부에서 흙을 들여오는 과정에서 묵묘(오래된 묘)에 남아 있던 뼛조각 일부가 반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제군이 군청 누리집에 올린 공고문. 갈무리
인제군이 군청 누리집에 올린 공고문. 갈무리
이 백골은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무연고 변사체로 간주돼 인제군이 장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인제군은 지난달 백골을 화장해 인제군 남면 한 장묘센터에 봉안하고, 전국 시·군·구 홈페이지 등에 공고를 내어 백골의 연고자를 찾는 중이다.

인제군 관계자는 “언제, 왜 사망했는지 아무것도 모르지만 부디 연고가 있는 가족들이 나타나 유골을 인수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5년 뒤인 2026년 8월까지도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이 유골 뼛가루는 장묘센터 안에 있는 유택동산(무연고 상태로 세상을 떠난 이들의 뼛가루를 뿌리는 시설)에 뿌려지게 된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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