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연휴 내린 폭설로 강릉 남애항의 어선이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침수 피해를 보았다. 속초해경 제공
‘성탄절 폭설’로 강원도 영동지역 어선이 침몰하는 등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속초해양경찰서는 동해안에 쏟아진 폭설로 쌓인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어선 1척이 침몰하고, 10척은 침수됐다고 26일 밝혔다. 해경은 속초에서 침몰한 어선에 구조대를 투입해 수중에서 기름 유출 방지 작업을 벌였으며, 다른 침수 어선에 대해서도 어촌계와 함께 기름 차단막과 흡착포 등을 이용해 방제작업을 펼쳤다. 고성·양양 등에서는 10건의 차량 고립 사건이 발생해 24명이 한동안 도로 위에 갇혀 통행이 재개되기만 기다려야 했다.
갑자기 내린 폭설로 도심 곳곳에서는 종일 ‘눈과의 전쟁’을 치렀다. 당국의 제설작업에도, 성탄절 연휴를 맞아 동해안을 찾은 관광객이 밀려들어 크고 작은 사고는 물론이고 심각한 교통 체증을 빚었다. 연휴 기간 동해안에 내린 눈은 속초 55.9㎝, 강릉 주문진 42.7㎝ 등이다.
성탄절 연휴 동해안에 폭설이 내리자 강릉시가 도심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 강릉시 제공
전남과 제주에서도 25일 내린 눈으로 일부 도로가 통제됐다. 전남지역 적설량은 26일 아침 7시 기준 무안 23.7㎝, 영광 20.6㎝ 등을 기록했다. 전남도는 25일 아침 8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운영해 진도군 의신면 사천리~고군면 향동리(두목재) 3.5㎞, 의신면 대명리조트 진입고개 1㎞, 구례군 성삼재 등의 도로를 통제했다.
제주지역도 26일 오전 11시 기준 진달래밭 80㎝, 윗세오름 27㎝ 등 한라산에 폭설이 내리며 한라산 탐방이 전면 통제됐다. 산간도로인 1100도로는 운행이 통제됐으며, 516도로·비자림로·제1산록도로는 체인 등 월동 장비를 갖춘 대형 차량만 운행을 허용하고 있다. 폭설로 인해 제주공항 활주로 운영이 한때 중단됐다.
박수혁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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