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강원

‘교통 대란·나쁜 일자리’ 우려 놔둔 채…춘천 레고랜드 내일 준공

등록 2022-03-25 04:59수정 2022-03-25 08:30

강원도, 유치 11년만에 공사 끝내
시험개장 거쳐 어린이날 문열어

편도 2차로 춘천대교 정체 불보듯
“예약받아 입장 제한” 군색한 대책
일자리 창출도 87%가 비정규직
투자금 회수할 주변땅 매각도 부진
조성 중인 레고랜드 호텔. 레고랜드코리아리조트 제공
조성 중인 레고랜드 호텔. 레고랜드코리아리조트 제공

세계 10번째이자 국내 첫 글로벌 테마파크인 레고랜드가 준공돼 4월부터 시험개장에 들어간다.

강원도는 오는 26일 오후 3시부터 강원 춘천 의암호 중도에서 ‘레고랜드 기반시설 준공 기념행사’를 연다고 24일 밝혔다. 2011년 9월 최문순 강원지사가 세계적 테마파크 유치를 발표한 지 11년 만이다.

레고랜드는 레고를 주제로 한 글로벌 테마파크로 1968년 덴마크에서 처음으로 문을 열었으며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 9번째 레고랜드가 개장했다. 레고랜드는 크게 놀이시설이 모여 있는 ‘파크’와 숙박시설인 ‘호텔’로 나뉜다. 파크는 브릭 스트리트 등 7개 테마구역으로 구분돼 있으며, 이곳에서 40여개의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다. 놀이기구뿐 아니라 레고로 지어진 듯한 150여개 객실을 보유한 레고랜드 호텔도 만날 수 있다. 레고랜드는 4월1일~5월4일 사전 시험개장을 거쳐 5월5일 정식으로 문을 열 계획이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개장하는 레고랜드에 대한 장밋빛 기대 속에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먼저 개장 전부터 교통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레고랜드 하루 방문객 수는 평일 3800명, 주말 2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의암호 한가운데 있는 레고랜드에 가려면 편도 2차로인 춘천대교를 지나야 하는데 평소에도 막히는 도로여서 레고랜드로 가려는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면 교통대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춘천시가 ‘사용승인 재검토’까지 거론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레고랜드와 강원도는 교통대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사전예약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시험개장 기간 입장 인원을 하루 1천명에서 8천명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해 혼잡도를 확인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갑자기 들어선 시설도 아니고 11년 동안 추진해온 사업에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다가 ‘입장객 제한’이라는 대책밖에 내놓지 못한 것은 문제라는 비판도 있다.

강원도가 밝혀온 ‘한해 200만명 이상이 방문해 5909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연 8938명의 직간접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경제·고용효과가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레고랜드는 최대 하루 1만5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교통대책 부족으로 정식 개장 이후에도 하루 입장객을 1만2천~1만3천여명 수준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결국 교통 문제 해결 없이는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두기 힘든 셈이다.

레고랜드 조감도. 강원도 제공
레고랜드 조감도. 강원도 제공

일자리 창출도 문제다. 민주노총 강원본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레고랜드가 2022년까지 채용할 인원 1600여명 가운데 87.5%인 1400여명이 비정규직이고 정규직은 20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강원본부는 “비정규직 확대와 고용불안 심화로 이어질 레고랜드 인력채용 계획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레고랜드를 감독해야 할 의무가 있는 강원도와 춘천시가 오히려 나서서 저질 일자리 확대에 합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변 상업용지 매각 부진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중도 관광지는 모두 91만6989㎡ 규모인데, 레고랜드 테마파크(28만790㎡)를 중심으로 숙박시설과 상가, 컨벤션센터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강원도는 테마파크 인근 상업용지를 팔아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데, 민간투자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다.

강원도 관계자는 “교통 문제는 춘천시와 협의해 다양한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일자리 문제는 비정규직이라지만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면서 외지에서 강원도로 전입하는 인구가 느는 등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다. 레고랜드가 개장하면 상업용지 매각 등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검찰, 김혜경씨 선거법 위반 혐의 벌금 300만원 재구형 1.

검찰, 김혜경씨 선거법 위반 혐의 벌금 300만원 재구형

103곳이나 골랐다…걷기 좋은 ‘서울 가을길’ 2.

103곳이나 골랐다…걷기 좋은 ‘서울 가을길’

경기도, 경부·경인·안산 3개 노선 24.1㎞ 지하화 추진 3.

경기도, 경부·경인·안산 3개 노선 24.1㎞ 지하화 추진

휘발유 넣듯 전기차 충전, 3분 만에…새 기술 나왔다 4.

휘발유 넣듯 전기차 충전, 3분 만에…새 기술 나왔다

“민통선 대성동 주민 다 미치게 생겼습니다…확성기 고문” 절규 5.

“민통선 대성동 주민 다 미치게 생겼습니다…확성기 고문” 절규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