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오전 7시30분께 속초 장사항 2.7㎞ 해상에서 발견된 백상아리 모습. 속초해경 제공
해수욕장 개장 시기를 맞아 영화 <조스>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백상아리 등 공격성 상어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속초해양경찰서는 최근 관내 해상에서 다양한 종류의 상어가 확인됨에 따라 ‘안전관리태세 강화’ 조처를 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 1일 오전 5시40분쯤 강원도 양양군 수산항 동쪽 약 7.5㎞ 해상에서 조업 중인 어선이 그물에 걸려 죽어 있는 상어 한 마리를 발견했다. 길이 210㎝, 둘레 120㎝ 크기로 전문기관 자문 결과 비교적 공격성이 약한 악상어로 추정됐다.
지난 1일 오전 5시40분께 강원도 양양군 수산항 동쪽 약 7.5㎞ 해상에서 조업 중인 어선이 발견한 악상어 모습. 속초해경 제공
지난 23일 오전 4시20분쯤에도 속초항에서 약 5.1㎞ 인근 해상에서 어민이 죽은 상어 한 마리를 발견해 신고했다. 이어 오전 7시30분쯤에는 속초항에서 2㎞ 정도 북쪽에 있는 장사항 2.7㎞ 해상에서 어민이 또 다른 죽은 상어 한 마리를 발견했다.
속초항 앞바다에서 발견된 상어는 길이 240㎝, 둘레 180㎝ 크기로 양양 수산항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종류인 악상어로 추정됐지만 장사항 앞바다에서 발견된 길이 195㎝, 둘레 95㎝ 크기의 상어는 사람을 공격하는 백상아리였다.
백상아리는 최대 몸길이가 650㎝ 내외로 상어 가운데 가장 난폭한 종으로 분류된 대표적인 식인상어다. 백상아리 탓에 세계 각지의 해수욕장이나 바다에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에서도 백상아리가 출현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불과 지난달 14일 오전 11시26분쯤에도 길이 150㎝ 크기의 백상아리가 전남 완도군 소안도 해안가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2018년 7월 경북 경주시 수렴항 인근 앞바다, 2017년 8월 경북 영덕 앞바다, 2014년 6월 충남 보령 앞바다, 2014년 1월 강원도 고성 앞바다, 2013년 8월 전남 완도 앞바다에서도 백상아리가 잡혔다.
국내에서 상어로 인한 여름철 인명피해는 지금까지 모두 7건이다. 1959년 7월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에서 수영하던 대학생이 상어에 물려 희생되는 등 지금까지 6명이 숨졌다.
지난달 23일 오전 7시30분께 속초 장사항 2.7㎞ 해상에서 발견된 백상아리 모습. 속초해경 제공
백상아리뿐 아니라 무태상어와 청상아리, 뱀상어 등 사람을 공격하는 5가지 포악상어도 출몰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오전 10시55분께 제주도 서귀포시 자구리공원 앞 해안가에서 길이 126㎝의 죽은 무태상어가 발견됐다. 지난 5월9일 강원도 삼척시 장호항 앞바다에선 몸길이 300㎝ 정도의 청상아리가 그물에 잡혔다. 지난해 4월에는 강원도 고성 봉포항 인근 해역에서 길이 320㎝에 이르는 청상아리가 잡힌 적도 있다.
이처럼 국내에서 ‘공격성 상어’가 잇따라 출몰하는 것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해수온이 상승하면서 아열대성 어종이 살 수 있는 바다가 점점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16일에는 강릉시 주문진 앞바다에서 160㎏에 이르는 역대급 무게의 참다랑어가 그물에 잡혔는데, 참다랑어는 전형적인 아열대성 어류다.
김시범 속초해양경찰서장은 “최근 동해안에서 상어가 지속해서 발견되고 있다. 어민과 레저 동호인, 물놀이객 모두 안전에 각별하게 주의하고 상어를 발견하는 즉시 해경으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