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금고 사무실에서 압수한 현금 40억원의 모습. 춘천지검 제공
1300억원 규모의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춘천지검 형사2부(부장 김상균)는 국민체육진흥법상 도박장 개장과 도박 공간개설 혐의로 20대 남성 5명을 구속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들은 2020년 9월부터 이달까지 축구, 야구, 농구 등 스포츠 경기 승패를 예측해 현금으로 교환되는 전자머니를 걸게 하고, 미리 정해진 배당률에 따라 돈을 지급해주는 도박사이트 운영자와 공모해 불법 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ㄱ씨는 사이트에 가입한 회원들의 손실에 비례한 수익금을 분배받는 총판팀인 일명 ‘김OO팀’의 팀장 역할을, ㄴ씨는 팀원들에게 급여를 주고 범행사무실을 관리하는 부팀장 역할을 맡아 범행을 저질렀다. 두 사람과 나란히 구속기소 된 20대 3명은 팀원으로, 불구속기소 된 20대 1명은 홍보책으로 가담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나 텔레그램 등을 통해 사이트 주소와 추천인코드를 알려주는 방법으로 회원들을 모집한 뒤 1300억원대의 도박판을 벌였다.
검찰은 팀원 3명의 혐의 사건을 경찰에서 넘겨받아 추가 수사를 통해 관리자급 조직원인 ㄱ씨와 ㄴ씨를 검거했다. 또 ㄱ씨가 범죄수익을 숨긴 것으로 추정되는 ‘금고 사무실’ 주소를 확인하고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해 현금 40억원도 압수했다.
ㄱ씨가 도박사이트 운영 수익금으로 몰고 다닌 고급 승용차 2대와 1억5천만원의 임대차보증금반환 청구권도 즉시 몰수보전 조처했다. 이들은 고급 승용차 여러 대를 타고 다니며 음주·무면허운전을 반복했으며, 온몸에 문신을 새겨 위화감을 조성하는 등 이른바 ‘엠제트(MZ) 조폭’과 같은 행태를 보였다.
춘천지검 관계자는 “국가적·사회적 폐해가 심각한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사범에 대해 엄정 대응하고, 범죄수익 환수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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