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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아카데미극장 철거 재개…“역사와 시민 기억 부수는 것” 반발 고조

등록 2023-10-20 14:13수정 2023-10-20 14:29

원주시가 지난 19일부터 극장에 중장비를 투입해 건물 벽면 일부를 부수는 등 본격적인 철거공사에 나서고 있다. 범시민연대 제공
원주시가 지난 19일부터 극장에 중장비를 투입해 건물 벽면 일부를 부수는 등 본격적인 철거공사에 나서고 있다. 범시민연대 제공

중단됐던 원주 아카데미극장 철거 공사가 재개되면서 극장 보존을 요구하는 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갈등이 커지고 있다.

원주시는 지난 19일부터 극장에 중장비를 투입해 건물 벽면 일부를 부수는 등 철거공사를 재개했다고 20일 밝혔다. 당초 원주시는 지난 8월부터 철거 공사에 들어가 9월까지 철거를 마친다는 계획이었지만 극장 보존을 요구하는 시민사회단체 등의 반발 탓에 가림막 설치와 석면 제거 등 일부 작업만 진행한 채 공사를 중단해왔다.

원주시는 다음 달 중순까지 철거 공사를 마친 뒤 내년 상반기까지 이곳에 야외공연장과 주차장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그동안 일부 단체의 집단행동 등을 이유로 철거 공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하지만 시민의 안전 등을 고려할 때 더는 철거를 늦출 수 없으며 야외공연장과 주차장이 조성되면 원도심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물 외벽 일부가 철거되는 등 공사가 본격화하자 보존을 주장하는 단체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원주시청 앞에서 단식·노숙 농성을 진행하던 아카데미의친구들범시민연대는 극장 철거가 임박하자 지난 17일 농성장소를 시청 앞에서 극장 맞은편으로 옮겨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범시민연대 쪽은 “극장 철거는 지역의 역사와 시민의 기억을 부수는 것이다. 철거라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기 전에 여론조사를 통해 원주시민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뿐 아니라 영화인과 건축 전문가 등의 보존 요구도 거세다. 이은 한국영화제작가협회장과 최낙용 한국예술영화관협회장,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영화인들은 지난 18일부터 철거 반대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원승환 인디스페이스 관장은 “한국 극장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아카데미극장 건물을 원주시가 문화재청 등 전문가들의 제대로 된 의견 수렴도 하지 않고 철거를 강행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 영화인들은 끝까지 아카데미극장 철거를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정훈 대한건축사협회장 등 건축사 92명도 아카데미극장 철거에 반대하는 연명에 동참했다. 이 연명을 주도한 김순옥 건축사는 “아카데미극장은 우리나라에서 원형이 보존된 가장 오래된 단관극장이다. 근대 영화관의 원형인 아카데미극장 철거를 이대로 두고 볼 수 없어 연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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