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이 10일 오전 삼척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석탄화력발전소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녹색연합 제공
환경단체와 시민 등이 강원도 삼척에 건설 중인 석탄화력발전소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녹색연합을 비롯한 환경단체와 진보정당 등은 10일 오전 삼척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600여명이 시민소송단을 꾸려 건강과 환경을 위협하는 삼척 석탄화력발전소의 공사 중단 가처분 신청을 강릉지방법원에 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삼척석탄발전소건설반대시민소송단과 강원녹색당, 기후솔루션, 녹색연합, 원주녹색연합, 원주환경운동연합, 정의당 강원도당이 함께했다.
이들 단체는 석탄화력발전소가 건설되면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생하는 ‘민물김’ 서식지가 파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물김은 화력발전소 인근인 근덕면 소한계곡에 자생하며 세계적으로도 보전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강원도는 2011년부터 민물김 증식사업을 벌이고 있고, 삼척시도 2018년 민물김 보전센터를 설립했다.
이붕희 삼척민물김보전회대표는 “발전소 건설로 민물김 서식지인 소한천 수변 생태계가 파괴되면 민물김 복원은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현세대뿐 아니라 미래세대가 향유해야 할 소중한 생물자원을 영원히 잃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발전소 터에서 발견된 천연동굴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지난해 말 공사 현장에서는 길이가 최소 1310m에 이르는 대형 동굴 2개가 잇따라 발견됐다. 기초 조사 결과, 학술적·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는 환경영향평가와 문화재 지표조사 등 인허가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은 동굴이다.
환경단체인 기후솔루션의 박지혜 변호사는 “무엇보다 발전소 건설 예정지 5㎞ 안에 4만명의 시민이 산다. 삼척은 시멘트와 광산 등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이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여기에 석탄화력발전소까지 더해지면 강원도는 충남에 못지않은 대기오염 물질 배출지역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파워는 지난해 7월부터 삼척 맹방해수욕장 인근에 1000㎿급 2기 규모의 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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