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50)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춘천 첫 민주당 출신 국회의원’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춘천은 소선거구제로 치러진 1988년 13대 국회의원 선거 이후 8차례의 총선에서 모두 보수 정당 후보가 승리했을 정도로 보수 성향이 강한 곳이다.
허 당선자는 6만6932(51.3%)표를 얻어 5만7298(43.9%)표를 얻은 미래통합당 김진태(55) 후보를 9634표(7.4%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춘천·철원·화천·양구갑 선거구에서 4년 전 패배를 설욕하는 데 성공했다. 2016년 총선에선 반대로 김 후보가 허 당선자를 6041표 차이로 이기고 재선 국회의원이 됐다.
허영 당선자와 김진태 후보의 대결은 진보와 보수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김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정국 당시에도 ‘촛불은 바람불면 꺼진다’고 발언하는 등 친박·보수의 아이콘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반면 진보진영 대부로 평가받는 김근태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허 당선자는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운동권 출신이다. 허 당선자는 공공연하게 “김 후보 탓에 지난 8년 동안 실추된 춘천의 명예와 자존심을 되찾겠다”며 ‘김진태 교체’를 피력해왔다.
허 당선자의 승리에는 선거구 조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춘천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분구가 되면서 신북읍과 동면 등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인 농촌지역이 춘천·철원·화천·양구을 선거구로 떨어져 나갔다. 상대적으로 허 당선자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허 당선자는 양구 출생으로 강원고를 졸업하고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뒤 고 김근태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일촌공동체 강원본부 대표,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 강원지부장 등 꾸준히 복지현장의 최일선에서 활동했다.
2011년 4.27 강원도지사 보궐선거로 최문순 도정이 출범하면서 초대 비서실장으로 발탁됐으며, 이후 박원순 서울시장의 비서실장까지 역임하는 등 국회와 정치권, 지방정부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 탁월한 정무감각과 균형 잡힌 행정능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허 당선자는 선거운동 기간 상수원 보호구역 규제 완화 등 춘천의 규제를 혁신하고 국가호수정원도시로 춘천을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춘천을 위해 쌓아온 지난 12년의 땀과 노력이 담긴 정책과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강원도 정치 1번지, 대한민국 관광 1번지, 남북 평화인터체인지, 함께 잘사는 행복도시로 춘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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