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준 돈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살해하고 강가에 묻은 50대와 그의 아들 등 4명이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강원도 정선경찰서는 납치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ㄱ(56)씨와 그의 10대 아들, 그의 친구 등 4명을 긴급체포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 설명을 종합하면, 경기 오산에 사는 ㄱ씨 등은 빌려준 돈을 받기 위해 지난 10일 오전 11시20분께 정선에서 식품설비업을 하는 ㄴ(66)씨 회사를 찾아갔다. 같은 일을 하는 ㄱ씨는 10여년 전에 ㄴ씨에게 식품설비를 빌려줬지만, ㄴ씨가 이를 처분하면서 1억5천만원가량을 돌려받지 못했다.
점심을 먹자며 ㄴ씨를 차량에 태워 납치한 이들은 영월로 이동해 함께 식사한 뒤 정선읍의 한 강가에서 ㄴ씨를 폭행했다. 곧이어 ㄴ씨가 의식을 잃자 흉기로 살해한 뒤 그대로 땅에 묻었다. ㄴ씨가 이틀이 지나도록 출근하지 않자 이를 이상히 여긴 직원이 지난 12일 오후 1시40분께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ㄴ씨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과 폐회로텔레비전 등을 토대로 수사망을 좁힌 경찰은 지난 13일 ㄱ씨 일행을 경기도 오산에서 감금 혐의로 긴급체포해 범행 여부를 추궁했으며, 결국 ㄱ씨 아들과 친구 1명이 범행 사실을 털어놨다. 피해자 ㄴ씨의 주검은 이날 오후 2시30분께 살해 현장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ㄱ씨 등을 상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이들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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