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북 은성 출신 13살 학생이 그린 차범석 인물화
전남 목포에 정착한 새터민들이 온라인으로 목포 문학인 인물화 전시를 열었다.
목포의 중견화가인 정태관씨는 5일 목포지역의 새터민들이 지역사회의 문화를 배우는 과정에서 그린 인물화 20여점을 모아
‘목포 문학인 거장들 그림전’(youtube.com/watch?v=hcrltxnpoIQ)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 온라인 전시에는 12살 초등학생부터 70대 어르신까지 10여명이 참여했다. 3분40초 가량의 동영상에는 함북 무산 출신 이아무개(71)씨, 함북 은성 출신 김아무개(53)씨, 황해 해주 출신 최아무개(15)양 등의 그림이 담겼다. 이들은 지난달부터 북교동 화가의집 등에서 7차례 프로그램에 참여해 극작가 김우진·차범석, 소설가 박화성, 수필가 김진섭, 평론가 김현 등 거장의 인물화를 그렸다.
이 가운데 함북 은성이 고향인 13살 학생의 차범석 인물화는 이마의 가로지른 두 가닥의 주름과 입을 좌우로 벌리고 씨~익 웃는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돼 눈길을 끌었다. 구도가 친근하고 색감도 따뜻해서 보는 이들한테 따뜻한 감정을 자아낸다.
이들은 새 지역에 정착하기 위해 봉사활동 등을 주로 펼쳤으나 지역 공동체에 녹아들기 위해서는 문화와 역사를 배워야 한다는 권유로 주말마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앞으로는 내면을 치유하는 원예나 시화 등도 배워볼 참이다.
이들은 지난달 거장들의 활동무대였던 북교동 시화 골목을 답사하며 작품과 인물에 생애를 들었다. 이어 사진을 보며 크레파스로 인물의 특징을 잡아내 작품을 완성했다. 이들은 이를 온라인에 전시해 반응을 보고 오는 10월 목포문학박람회 때 북교동 전시회를 열기로 했다.
대표를 맡은 박선화씨는 “우리가 그림을 그려 온라인에 전시했다니 너무 신기하다. 손에 익으면 고향을 그려보고 싶다는 이들도 나왔다. 무엇보다 생활이 아닌 그림을 두고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어 좋았다”고 전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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