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지역 택배노동자들이 26일 여수시청 앞에서 “시제이대한통운이 당일배송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항의하고 있다. 민주노총 여수시지부 제공
전남 여수지역 택배노동자들이 당일배송을 강요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전국택배노조 광주전남지부 시제이(CJ)여수지회와 민주노총 전남지역본부 여수시지부는 26일 여수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일배송을 요구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계약해지를 하겠다는 택배사 시제이대한통운과 여수지역 대리점들을 규탄했다.
이들은 “지난해 택배노동자 16명이 과로로 숨지면서 분류작업과 당일배송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다”며 “이런 사회적 약속이 여수에선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18일 시제이대한통운택배는 여수터미널 안에 당일배송을 준수하라는 공고문을 붙였다. 여수터미널은 지난달 6일 붕괴사고 이후 작업공간이 좁아지는 바람에 하차마감이 매일 오후 2시를 넘기기 일쑤여서 장시간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들은 “당일배송을 요구하려면 터미널 공간 확장과 하차시간 단축 등이 선행돼야 한다”며 “조합원이 당일배송에 항의하면 ‘책임배송 구역제’마저 무시하고 다른 기사한테 일부 물품을 배정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구체적인 터미널 신축이전 계획 수립 △생물을 뺀 일반물품의 다음 날 배송 허용 △책임 구역제를 무시한 물품 배정으로 인한 노-노 갈등 유발 행위 금지 등에 대해 28일까지 답변해 달라는 공문을 시제이대한통운에 보냈다.
여수 한 택배대리점에서 노동자한테 보냈던 문자메시지. 민주노총 여수시지부 제공
육동주 시제이여수지회장은 “ ‘늦어도 괜찮아’라는 온 국민의 응원에도 여수 택배노동자의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당일배송을 하지 않으면 계약해지 사유’라는 문자를 받으며 일해야 하는 노동자들의 심정을 헤아려 시제이대한통운은 당일배송 공지를 조속히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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