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광주 금요상무시장에서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이 무료 에코백을 고르고 있다. 광주도시공사 제공
“가정에 방치된 ‘에코백’을 모아보면 어떨까요?”
광주도시공사, 광주도시철도공사,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주환경공단 등 광주광역시 4개 공사·공단 직원들이 지난해 10월 만나 ‘부메랑 에코백’ 사업을 떠올렸다. ‘광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행정안전부 민관 연계 플랫폼)이 주관해 4개 공사·공간의 협업 의제를 찾던 중에 나온 아이디어였다. 4개 공사·공단이 참여하는 ‘광주광역시공사공단협의회’는 “직원들의 가정에서 방치된 채 사용하지 않는 에코백을 모아 공유 장바구니로 활용해 환경문제 해결에 조금이라도 기여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4개 공사·공단은 직원들한테 지난해 850개의 에코백을 모았다. 이들은 지난 5월 북구 일곡동 한새봉농업생태공원에서 열린 마을 장터에서 청년농부를 통해 에코백을 건넸다. 또 지난 6월 동구 황금동 광주청소년삶디자인센터의 ‘보자기장’에도 에코백을 기증했다.
지난 10일 광주시 서구 상무금요시장에서 부메랑 에코백 기증식이 열렸다. 광주도시공사 제공
올해는 ‘일판’이 커졌다. 광주 4개 공사·공단뿐 아니라 전남의 공공기관까지 가세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콘텐츠진흥원,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등 광주·전남혁신도시 5개 공공기관, 광주문화재단 등 광주시 산하 6개 기관 등 광주·전남 11개 공공기관이 참여했다. 11개 공공기관 직원들은 가정에 방치된 에코백 1500개를 모았다. 각 기관에서 모은 에코백은 ‘어울림사랑나눔봉사단’에서 모아 세탁했다.
11개 공공기관은 지난 10일 광주 금요상무시장에 1000개, 광주 비아5일시장에 500개를 각각 전달하고 검정 비닐 봉투 대신 사용하도록 권유했다. 두 곳 전통시장 모두 ‘비닐없는 시장’을 지향하고 있다. 공사·공단 등 11개 공공기관 직원들은 검정 ‘봉다리’(봉투) 대신 에코백을 사용해 줄 것을 권장하면서 장보기 행사도 했다.
광주·전남 11곳 공공기관은 다음 달에도 두 곳에 또 한차례 에코백을 기증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버려진 펼침막을 활용해 만든 에코백도 곧 전달할 예정이다. 백승주 광주도시공사 혁신인권실 차장은 “장바구니 전달에 머무르지 않고, 시장을 찾아 에코백으로 장보기 행사를 함께 진행해 자원순환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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