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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도 절도 없어 조상님 못모셔”…구례 주민들 청와대 앞 차례상

등록 2021-09-15 19:12수정 2021-09-16 02:33

“수해 403일 흘렀지만 배상 못받아
대통령 직접 피해 회복 도와달라”
지난해 섬진강 수해를 입은 전남 구례군 마을 18곳의 대표 18명이 15일 청와대 부근인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추석 차례를 지내고 있다. 섬진강수해참사피해자 구례군대책위원회 제공
지난해 섬진강 수해를 입은 전남 구례군 마을 18곳의 대표 18명이 15일 청와대 부근인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추석 차례를 지내고 있다. 섬진강수해참사피해자 구례군대책위원회 제공

“집도 절도 없으니 추석 차례를 2년째 제대로 지낼 수 없게 됐어요.”

15일 낮 12시 청와대 들머리인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 전남 구례에서 꼭두새벽에 나선 섬진강 수해 주민들이 길바닥에 진설한 차례상 사진을 펼쳐놓고 넙죽 엎드려 조상들께 큰절을 올렸다. 주민 김창승(61)씨는 “지난해 물난리 탓에 명절 때도 조상님을 제대로 모시지 못해 죄송스러운 마음”이라며 “저마다 차례를 지내기 어려운 처지이니 공동으로 청와대 앞 추석 차례를 치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추석을 엿새 앞두고 서울을 찾은 이들은 섬진강수해참사피해자 구례군대책위원회 대표들이다. 이들은 이날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수해참사가 난 지 403일이 흘렀지만 주민한테 단 한 푼의 배상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피해 회복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문 대통령이 수해로 폐허가 돼버린 구례 오일시장을 찾아 피해를 조속히 해결하겠다고 했다”며 “그 한마디에 희망을 품고 버티었지만 해결이 늦어지면서 여전히 임시주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김봉용(55) 대책위원장은 “오죽했으면 연중 농촌이 가장 바쁜 추석 직전에 또다시 올라왔겠느냐”며 “하루빨리 그날의 악몽에서 벗어나 일상을 회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2시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여야 정치권을 향한 노상 차례를 한번 더 지냈다.

지난해 8월 섬진강이 넘치면서 물에 잠긴 구례읍과 마산면 일대. 구례군청 제공
지난해 8월 섬진강이 넘치면서 물에 잠긴 구례읍과 마산면 일대. 구례군청 제공

앞서 구례군대책위는 지난달 2일 섬진강 범람에 따른 주민 1818명의 주택·농지·가축 피해 1042억원을 한국수자원공사 등 공공기관 11곳이 배상하라고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구례지역에는 지난해 8월7~8일 400㎜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상류 댐들이 방류량을 늘리는 바람에 강물이 넘쳐 주택·상가 1300여채가 침수되고 소 785마리 등 가축 2만3천마리가 폐사하는 등 수천억원대의 재산피해가 났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관련기사: 구례군민들, 작년 섬진강 수해 1천억원 배상 신청

www.hani.co.kr/arti/area/honam/100619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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