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이 수집한 어구 등 각종 섬 생활 도구들. 신안군청 제공
전남 신안에 2023년까지 섬 생활사 박물관이 들어선다.
신안군은 5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섬 생활사를 주제로 하는 박물관을 건립 중”이라며 “섬의 지리적 중요성과 문화적 고유성을 널리 알리겠다”고 밝혔다.
군은 지난달 말 기본계획용역을 마치고, 내년 6월까지 공립박물관 건립을 위해 필요한 문화체육관광부의 허가를 받는 등 행정절차를 진행한다. 이어 2023년 150억을 들여 자은면 대율리 옛 두봉초등학교 터 1만8천㎡에 지상 1~2층인 건물 4동, 건축면적 2300㎡ 규모로 전시관 교육실 수장고 주차장 등을 갖춘 박물관을 건립한다.
오문석 군 문화예술2팀장은 “완도나 거제에서 어촌민속을 전시하고 있으나 섬 생활사를 주제로 삼은 박물관은 처음“이라며 “섬마다 자연환경과 생활방식이 달라 풍습과 도구도 각양각색이다. 섬들이 품어온 생활과 민속, 문화 등을 전시하고 전승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군은 토지를 매입하고 자료를 수집하는 등 사전 준비를 해왔다. 군은 지난 2009년 폐교된 자은 두봉초등교 터를 사들였고, 2011년부터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과 함께 섬 문화자료를 수집해왔다. 이를 통해 섬 지역 생활도구 1254점, 우이도 문채옥 일가 생활문서 511점, 생활상 사진자료 1767점 등 모두 4860점을 모아 목포대에 보관 중이다. 자료 중에는 고기를 잡는 어망과 어구 뿐 아니라 좁은 땅에 부족한 물을 대가며 농사를 짓기 위해 지혜를 짜낸 독창적인 농기구들도 여럿 포함됐다. 또 10여년 동안 흑산·가거·홍도 등을 포함한 여러 섬지역을 조사해 생활사 7권을 펴냈다.
박우량 군수는 “신안은 섬 1025곳을 보유한 문화의 보고”라며 “섬 주민이 쓰던 도구 하나하나에는 숱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조상의 숨결이 담긴 자료를 모아 보존하고, 거기에 깃든 섬사람의 지혜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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