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역사민속박물관이 13일부터 여는 ‘충장로' 기획전 전시장에 광주우체국 앞 ‘우다방' 풍경을 재현했다.
광주의 번화가였던 충장로엔 ‘우다방’이 있었다. 우다방은 충장로 광주우체국 앞 계단을 말한다. 다방처럼 사람들의 약속 장소로 많이 쓰이면서 불리게 된 이름이다. 1980년 5·18땐 시위 군중들의 예비 집결지이자 정보를 주고받는 곳이었다. 휴대전화가 점차 보편화하면서 우다방은 더는 약속 장소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시민단체가 행사나 집회를 열어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는 공간이다.
광주역사민속박물관이 13일부터 12월12일까지 여는 기획전시 ‘충장로’전에 가면 옛 광주 우다방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다방 풍경이 광주우체국 앞 네거리 일대 공중전화부스, 서점, 다방 등 1970~80년대 분위기로 재현, 전시된다. 광주의 유서 깊은 번화가인 충장로의 역사를 조명하는 이번 전시는 모두 3부로 나눠 진행된다. 광주역사민속박물관 쪽은 “충장로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자료 130여점을 소개한다”고 밝혔다.
제1부 ‘충장로로 불리기까지’라는 주제의 전시에선 통일신라 시대 무진도독성의 격자형 도로로 시작한 충장로가 조선 시대 북문거리, 일제강점기 본정, 광복 후 충장로라 불리게 된 과정을 보여준다. 조선 시대 충장로 끝자락에 있던 절양루(일명 공북루)는 광주 의병들이 출정한 곳이다. 3·1독립운동, 학생독립운동, 4·19혁명 등 역사의 고비마다 충장로를 메웠던 시위 관련 사진·자료들도 만날 수 있다.
제2부 ‘충장로, 근대 광주와 동행’에서는 조선 시대 광주읍성 내 한적한 도로에서 20세기 초 광주의 번화가로 변모하는 과정을 소개한다. 1906년을 기점으로 상가, 은행, 극장, 요식업체들이 밀집한 지역으로 발전한 변화상을 보여주는 각종 자료가 눈길을 끈다.
19세기까지 실존했던 광주의 대표적 누각 희경루 모형.
제3부 ‘광주 시내=충장로’에선 해방 후 광주 상권의 중심공간으로 발돋움한 여정을 전한다. 1940년대까지 3가 정도에 머물렀던 충장로 상가는 1950~60년대 대인동의 광주구역을 잇는 구성로의 발전과 맞물리면서 4~5가로 확장된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광주역사민속박물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