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 순천만정원~순천만습지를 잇는 궤도 4.62㎞, 차량 40대 규모의 스카이큐브. 순천시 제공
수년 동안 분쟁을 겪었던 순천만 스카이큐브(궤도차)가 업체에서 행정으로 넘겨진 뒤 탑승객이 늘어나며 순항하고 있다.
순천시는 15일 “순천만정원~순천만습지 문학관을 잇는 4.62㎞의 스카이큐브가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탑승률이 지난 6년 평균 5.3%에서 올해 13.6%로 증가하는 등 경영이 호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 3월 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에 따라 스카이큐브의 소유권을 ㈜순천에코트랜스에서 인수한 뒤 이를 우이신설경전철운영㈜에 위탁해 운영 중이다. 시는 시민인수위 토론과 순천시의회 동의를 거쳐 유지보수비 7억원과 부품 2년분을 받는 조건으로 스카이큐브를 넘겨받았다. 시는 이어 운영을 개선하기 위해 정원입장료와 궤도탑승권을 통합해 발권하고, 노년층·장애인 등 입장료 면제자한테 할인 혜택을 주는 등 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스카이큐브 하루 탑승객은 2014년 780명에서 2020년 293명으로 떨어졌다가, 인수 이후 7개월 동안 969명으로 반등했다. 수입액도 2014년 12억9500원에서 2020년 7억2300만원까지 내려앉았다가 지난 7개월 동안 10억4500만원으로 회복세를 나타냈다. 시 집계 결과, 소유권 인수 뒤 재개통한 3월26일부터 지난 7일까지 전체 입장객 13만67521명 중 13.6%인 16만7657명이 스카이큐브를 이용했다. 이는 2014~2020년 6년 동안 평균 탑승률 5.3%의 2.6배에 이르는 변화다. 시 국가정원운영과 스카이큐브팀 이재광씨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입장객이 3분의 1로 줄어들어 올해도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지만, 수지개선에 파란불이 켜졌다”며 “단계적 일상회복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내년에는 흑자전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포스코 투자사인 에코트랜스는 2014년 4월 사업비 620억원을 들여 순천만정원에서 출발해 순천만습지까지 조류와 갈대 등 생태를 감상하며 이동하는 스카이큐브를 개통했다. 하지만 탑승객이 예상을 밑돌며 적자가 누적되자 시에서 협약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수차례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2019년 3월 협약 미이행에 따른 손해액 1367억원을 시에서 배상하라며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신청했다.
시는 중재 과정에서 시민 9만6천여명의 서명을 받고, 분쟁 당사자의 원만한 화해를 촉구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비슷한 경전철 분쟁을 겪었던 경기 용인·의정부와는 달리 재정 부담을 하지 않고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현재 무상으로 인수한 시설을 내년 말까지 우이신설경전철에 39억원에 위탁하고, 인력 26명으로 운영 중이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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