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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억 들여 도시재생 마쳤더니 아파트 단지 세운다?

등록 2021-11-23 19:11수정 2021-11-24 02:30

광주시 월산동 달뫼마을…한 시행사가 추진
관련법에 그간 쓴 국가보조금 환수규정 없어
광주시 남구 월산동 323번지 달뫼마을은 2015년 국토교통부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추진하는 ‘새뜰마을 사업’에 선정돼 올해 12월 말까지 주거환경 개선사업이 진행된다.
광주시 남구 월산동 323번지 달뫼마을은 2015년 국토교통부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추진하는 ‘새뜰마을 사업’에 선정돼 올해 12월 말까지 주거환경 개선사업이 진행된다.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수십억원의 국가보조금이 투입된 지역에 대규모 아파트 건설이 추진돼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광주시 등의 말을 종합하면, 남구 월산동 323번지 일대 달뫼 달팽이마을은 2015년 국토교통부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추진하는 ‘새뜰마을 사업’에 선정돼 최근까지 71억원이 투입됐다. 새뜰마을 사업은 달동네로 불리는 도시 변두리 마을의 생활시설을 개선하고 집수리·돌봄·일자리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300여가구에 400여명이 거주하는 달뫼마을도 새뜰마을 사업에 선정되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이 투입됐고, 올해 12월 말 사업이 끝난다.

그간 이 예산으로 달뫼마을엔 소방도로가 개설됐고 도시가스와 하수구 정비사업이 진행됐다. 오래된 주택 지붕도 개선했고, 골목길은 자원봉사자들이 담에 그린 벽화로 환해졌다. 또 4층 규모 마을커뮤니티센터(969㎡)가 거의 지어져 다음달 개관식을 앞두고 있다. 커뮤니티센터 1층엔 경로당이, 2층은 역사박물관과 작은도서관이 들어선다. 주민 안동주씨는 “홀몸노인 등 고령층이 많이 사는 달동네인데 새뜰마을 사업으로 살기가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의 새뜰마을 사업에 선정된 광주 남구 월산동 달뫼마을 전경.
국토교통부의 새뜰마을 사업에 선정된 광주 남구 월산동 달뫼마을 전경.

하지만 도시재생을 이제 막 마친 달뫼마을에 아파트 건설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광주의 한 시행사는 지난 9월께부터 달팽이마을 일대 터(2만6446㎡)에 500여가구의 아파트를 짓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행사 관계자는 “빈집이나 텃밭으로 사용하는 곳이 많다. 주민들이 80% 이상 동의하면 땅과 주택을 매입해 아파트단지를 조성해 일반분양 하는 방식으로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주택법상 주택사업 해당 대지면적의 80% 이상 사용권을 확보하면 아파트 건설이 가능하다. 달뫼마을 주민 ㅇ(75)씨는 “40%에 달하는 고령층 주민들이 주택을 매매할 경우 다른 곳의 집값이 올라 거주지를 매입하지 못하면 삶의 터전만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아파트단지 건설이 추진되더라도 관련 법률에 별다른 환수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 주택활력과 공성민 주무관은 “새뜰마을 사업에는 131곳이 선정돼 지금까지 3000억여원이 투입됐지만, 보조금사업 종료 시점에 맞춰 아파트 건설이 추진되는 경우는 달뫼마을이 처음이다. 관련 법에 환수·제재 규정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주재현 남구 도시재생팀장은 “국가 보조금이 투입된 소방도로와 커뮤니티센터 등은 국토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야만 양도·교환·대여 등이 가능하며, 달뫼마을 소방도로를 구의 승인을 얻어 폐쇄하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주택사업 추진이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남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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