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가 지난 6월 청소년 100원 시내버스를 도입하면서 청소년 이용률이 80% 늘었다. 순천시청 제공
13~18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100원 버스’가 광양·고흥, 순천에 이어 여수로도 퍼진다.
여수시는 “내년 1월1일부터 예산 38억원을 들여 청소년 100원 시내버스 제도를 도입한다”고 20일 밝혔다. 청소년 100원 버스요금제는 지난 2019년 1월 광양시와 고흥군이 처음 도입했고, 지난 6월 순천시도 시행에 들어갔다. 청소년 100원 버스를 시행하는 지방자치단체는 전국에서 이들 전남 동부권 4개 시·군이 전부이고, 공영제를 채택한 전남 신안만 청소년한테 요금을 전혀 받지 않고 있다.
여수시는 복지정책 혜택을 많이 받지 못하는 청소년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코로나19로 위기에 몰린 대중교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청소년 100원 요금제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청소년이 버스를 탈 때 교통카드로 결제되는 버스비는 1200원인데, 이 가운데 1100원을 시가 업체에 지급하게 된다. 여수의 청소년은 전체인구의 5%지만 전체 버스이용자의 14%를 차지한다. 여수시 교통과 류주현씨는 “빠듯한 시 재정의 부담이 해마다 이어지는 상황이지만, 학부모와 중·고생의 바람이 매우 간절하고 시민단체에서도 동의해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지난 6월 청소년 100원 버스제를 도입한 순천시는 올해 15억원(반년분), 내년 23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전체 승객은 줄었지만, 이 제도를 시행하며 청소년 탑승은 80%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박숙희 순천시 교통행정팀장은 “차가 없는 청소년이 가고 싶은 공간으로 손쉽게 이동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며 “청소년 승객이 늘어나면서 버스업체 운영에도 약간 숨통이 트였다”고 전했다. 광양시의 청소년 탑승자도 2018년 48만1천명에서 2019년엔 121만2천명으로 2.5배 늘어난 바 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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