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광주시 남구 선별진료소 앞에 진단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함평 확진자와 광주 확진자가 지난 11일 동일 시간대 남구 한 호프집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돼 접점이 확인됐다. 연합뉴스
지난 11일 저녁 광주시 남구 진월동 한 호프집에서 ㄱ씨가 친구 둘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 저녁 8시44분에 시작된 술자리가 한 시간 남짓 이어졌다. ㄱ씨는 광주에서 전남 함평으로 출퇴근하는 함평 의료계 종사자다.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 ㄴ씨는 이 호프집에 저녁 9시까지 있었다. 서로 모르는 사이인 ㄱ씨와 ㄴ씨가 호프집이라는 공간에 함께 머물렀던 시간은 불과 16분. 이곳에서 ㄴ씨는 함평에서 감염된 ㄱ씨와 접촉하면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ㄴ씨는 사무실에 출근해 지난 14일 동료들과 봉선동 한 식당에 방문했다. 이 식당에서만 22일 오후까지 동료를 빼고도 식당 종사자 4명, 손님 2명이 오미크론에 추가 감염됐다.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22명 중 9명이 오미크론 감염자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확진자가 나온 봉선동 식당을 중심으로 동선을 추적하던 중 ㄴ씨를 찾아냈고, ㄴ씨가 ㄱ씨와 잠깐 진월동 호프집에 머물렀던 사실도 파악했다. 광주와 함평의 연결고리가 나온 것이다. 송혜자 광주시 감염병관리과장은 “오미크론은 전파 속도가 빨라 역학조사가 따라가기 힘들다”고 말했다. 11월25일 이란 입국자 1명한테서 시작된 오미크론은 이렇듯 서울 가족모임과 전북 익산 유치원과 함평 어린이집을 거쳐 16일 만에 광주의 호프집에서 식당까지 번지며 연쇄감염을 일으켰다.
그리고 22일 대구에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오미크론 감염지는 서울, 경기, 인천, 광주, 전남, 전북, 세종, 충북, 경남, 대구 등 10곳이 됐다. 전날 오미크론 감염자는 234명이었고, 대구 사례 1건이 포함되면서 확진자가 이날 최소 235명으로 늘었다. 오미크론 감염 의심 환자는 전날 54명 늘어 누적 108명이 됐다.
대구시는 이날 “지난 13일 미국에서 입국한 40대 대구 남성 1명이 오미크론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확진자는 13일 미국에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대구에 도착했고, 1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구시는 확진자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교직원·학생 566명을 전수검사했는데 모두 음성이 나왔다. 다만, 밀접접촉자 38명은 자가격리 조처했고, 일상접촉자 124명은 능동 감시하고 있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이날 오후 기자단 설명회에서 “대구 사례는 국외 입국 뒤 추가 전파로 확정 사례 1명, 역학적 관련 사례 동거 가족 2명”이라고 밝혔다.
정대하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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