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국립공원 무등산 접근성을 높일 인프라 구축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케이블카 설치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여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이 시장은 28일 민선 7기 핵심 성과 및 향후 시정방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특급호텔, 복합쇼핑몰, 국립공원 무등산 접근성 향상 등 도시경쟁력 제고 및 여가·관광 인프라 확충을 위한 논의를 본격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무등산은 신체 건강한 시민만 오를 수 있는 산이 아니라 장애인, 여성 등 약자들도 무등산 품에 오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프라에 케이블카가 포함되느냐?’는 기자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시장 직속 광주혁신추진위원회에서 꾸린 ‘그린·스마트·펀(FUN) 특별위원회’를 통해 이 방안을 본격 논의할 방침이다. 각 분야 전문가 40여명이 참여하는 특위는 29일 첫 회의를 연다. 특히 특위 3개 분과 가운데 ‘그린 분과위원회’에서 케이블카 설치 등을 집중 논의하고, 이 결과를 토대로 국립공원공단이나 지역 환경단체 등과 협의해나갈 방침이다.
무등산 교통인프라 구축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1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등산 자연환경보존 케이블카 설치 범시민운동본부’(가칭)가 무등산 케이블카 설치 사업 추진을 요구했으나 공론화하지 못했다. 광주시는 같은 해 8월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를 앞두고 원효사~장불재 구간 6.4㎞ 구간에 23인승 친환경차 운행 사업을 추진하려다가 시민단체 등의 반발로 추진을 ‘유보’하기도 했다.
이경희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국립공원인 무등산은 보존 공간이라는 게 시민들의 뜻이다. 2018년 광주시 시민총회에서도 무등산 장불재 버스 운행을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다”며 “케이블카 설치 또한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선거철을 앞두고 논란이 커질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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