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호남

‘일 강제동원 피해’ 양금덕 할머니, 훈장 대신 ‘우리들의 인권상’

등록 2022-12-11 20:29수정 2022-12-11 21:00

외교부 개입에 세계인권의날 정부 훈장 수여 무산
외교부의 개입으로 국민훈장 수훈이 무산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11일 광주 서구의 한 카페에서 시민 성금으로 마련된 ‘우리들의 인권상’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외교부의 개입으로 국민훈장 수훈이 무산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11일 광주 서구의 한 카페에서 시민 성금으로 마련된 ‘우리들의 인권상’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가시밭길의 연속이었습니다. 심지어는 정부마저 등을 돌렸습니다. 수많은 아픔과 좌절 속에서도 다시 일어선 귀하를 어느새 사람들은 우리 시대의 ‘양관순’이라 불러왔습니다. 30년 고단한 발걸음에 경의를 표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 이 상을 드립니다.”

11일 광주 서구 풍암동의 한 카페에서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시민모임) 회원이 상장을 전달하자 양금덕(92)씨가 환하게 웃었다. 이날 시민모임은 이금주 태평양전쟁희생자광주유족회장 1주기 추모식에서 양씨에게 자체적으로 마련한 ‘우리들의 인권상’을 수여했다.

앞서 양씨는 30년간 일본 정부를 상대로 강제동원에 대한 사죄와 피해보상을 촉구한 공로를 인정받아 9일 ‘세계 인권의 날’(12월10일)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외교부의 개입으로 무산됐다. 그러자 양씨를 위해 시민모임 회원과 광주시민들이 후원금을 모아 ‘우리들의 인권상’을 만들었다. 수여자 이름엔 윤석열 대통령 대신 ‘양관순(양씨의 별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들어갔다. 시상자는 할머니와 여러해 동안 인연을 맺은 시민모임 회원 장연주씨와 이정현씨, 이씨의 딸 유지민양이었다.

양씨는 “여러분 덕분에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됐다. 다른 데서 주는 것보다 더 좋다”며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 무슨 일이든 씩씩하게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국언 시민모임 이사장은 “윤석열 정부에 의해 좌절된 인권상을 시민들이 되살렸다”며 “현재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광주 강제동원시민역사관에 일제의 만행과 함께 현 정부의 행태를 낱낱이 기록해 후대에 남기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세상을 떠난 이금주 회장은 1942년 결혼 2년 만에 남편이 태평양전쟁에 끌려가 목숨을 잃자 평생을 일제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활동에 헌신했다. 1992년 2월 양금덕씨 등 원고 1273명이 참여한 ‘광주 1000인 소송’을 시작으로 일본군 위안부,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 등 7건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일본 사법부에 제기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설 연휴 첫날 채석장서 혼자 일하다 숨진 20대…“7년 전과 너무 닮았다” 1.

설 연휴 첫날 채석장서 혼자 일하다 숨진 20대…“7년 전과 너무 닮았다”

장병을 짐짝처럼 싣는 대한민국 군대…“바꾸자” 청원 5만명 2.

장병을 짐짝처럼 싣는 대한민국 군대…“바꾸자” 청원 5만명

김경수, 이재명 향해 “치욕스러워하며 당 떠난 분들에 사과해야” 3.

김경수, 이재명 향해 “치욕스러워하며 당 떠난 분들에 사과해야”

한살부터 18살까지 다달이 20만원씩…전라남도, 출생기본수당 첫발 4.

한살부터 18살까지 다달이 20만원씩…전라남도, 출생기본수당 첫발

텅 빈 부산대 앞…자율상권구역 지정으로 활기 되살아날까? 5.

텅 빈 부산대 앞…자율상권구역 지정으로 활기 되살아날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