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6일 고향인 전남 나주시에서 열린 ‘망국적 굴욕외교 윤석열 정부 규탄 나주시민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고향 분들이 이렇게 나와주셔서 훈훈합니다. 우리가 함께 기어이 이겨봅시다.“
6일 오전 전남 나주시 금성관(조선시대 객사) 앞에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94) 할머니는 든든한 표정을 지었다. 나주는 양 할머니를 포함해 정신영(93), 주금용(95), 고 김혜옥(2009년 78살 때 별세), 고 이동련(2020년 90살 때 별세), 고 진진정(2019년 90살 때 별세), 최정례(1944년 14살 때 사망) 등 많은 피해자의 고향이다. 1944년 5월께 일제는 ‘조선여자근로정신대’를 편성하며 전남 나주, 광주, 목포, 순천, 여수 등에서 여학생들을 일본으로 끌고 가 강제노역을 시켰다.
이날 나주시민들은 힘들게 투쟁하고 있는 양 할머니를 응원하고 일본의 향한 우리 정부의 굴욕적 자세를 비판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마련했다. 오전까지 내린 비로 영상 10도를 밑도는 추운 날씨였지만 양 할머니는 고향 주민들을 만나기 위해 광주에서 40여분 차를 타고 참석했다.
양 할머니는 “우리가 이렇게까지 나서는 것은 우리나라를 위한 일이라고 하느님도 다 아실 것”이라며 “마음을 서로 다하면서 이겨나가기를 기원한다. 모두 건강하시라”고 당부했다.
나주 30여개 시민단체와 나주시의회, 전남도의회 등이 참여한 ‘망국 굴욕외교 윤석열 정부 규탄과 양금덕 할머니 투쟁지지 나주시민 일동’은 “우리 나주시민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투쟁하는 양 할머니를 지지하고 일본의 사죄와 배상,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회복이 이뤄질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은 “1992년 나주 할머니들은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 용기를 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싸움을 시작했고 오늘날까지 투쟁하고 있다”며 “양 할머니의 외로운 싸움에 나주가 함께 해주신 것이 각별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