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새벽 도박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외국인들이 빠져나간 광주 광산경찰서 월곡지구대 회의실 창문. 연합뉴스
도박 혐의로 경찰서 지구대에 붙잡혔다가 창문을 열고 달아난 외국인 10명이 모두 검거됐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12일 오후 도박 혐의로 체포돼 월곡지구대에 있다가 도주한 외국인 피의자 전원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월곡지구대 회의실에서 조사를 기다리는 동안 감시가 소홀한 틈을 이용해 환기용 창문을 통해 빠져나간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추적에 나서 이날 오후 5시께 광주 서구 상무지구 등에서 3명을 체포했다. 나머지 7명은 출입국사무소 등을 통해 자수 의사를 밝히고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 경찰 조사 결과 도주한 피의자들은 모두 베트남 출신 불법체류자로, 강제추방이 두려워 도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주 과정에서 추가 범행은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광산경찰은 전날 새벽 3시께 외국인들이 도박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23명을 체포한 뒤 공간이 비교적 넓은 월곡지구대 회의실에서 대기하도록 했다. 이 중 10명은 최대 20㎝가 열리는 환기용 창문을 통해 바깥으로 빠져나갔다. 당시 경찰은 도주 가능성이 적다고 보고 피의자들에게 수갑을 채우지 않았다. 경찰은 따로 감시인력도 두지 않아 도주 사실을 40여분 만에 알아차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도주한 피의자를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한 뒤 법무부 외국인출입국사무소에 인계하는 한편, 이들이 도주할 당시 지구대 근무자의 과실 여부도 조사할 계획이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