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광주 학동붕괴사고 2주기를 맞아 9일 광주 동구 사고 현장 인근에서 추모식이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광주 학동참사’ 2주기가 열린 지 이틀 만인 지난 11일 공사현장에서 노동자가 숨진 가운데 노동계는 “안전한 일터를 위한 대책 기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광주본부)는 14일 성명을 내어 “안전한 일터를 위해 민·관이 함께하는 상시적 대책 기구를 즉시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광주본부는 “학동 참사 2주기 추모식을 진행한 지 이틀도 지나지 않은 11일 광주 남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건설용 리프트에 깔려 노동자가 사망해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며 “‘광주를 더 안전한 도시로 만들겠다’는 강기정 광주시장의 발언을 무색하게 만든 이번 사망사고는 학동 참사를 아픈 교훈으로 삼아 관련 대책을 마련했다면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광주본부는 “민간공사는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정을 무리하게 진행하거나 안전을 소홀히 해 공무원이 관리하는 관급공사에 비해 중대 재해가 더 발생하고 있다”며 “민간공사 현장에 대한 실태 파악이 시급하지만 현재 공무원 10명이 광주 관급공사 31곳을 담당하며 민간 현장을 점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노동자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해서는 현장의 위험 요인을 불시·일상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현장 노동자를 포함한 시민사회단체, 노동단체, 공무원이 함께하는 상시적 기구를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3시40분께 광주 남구 봉선동 한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리프트 관련 하청업체 소속 ㄱ(58)씨가 리프트에 깔려 숨졌다. 당시 ㄱ씨는 리프트 자동화설비 작업을 하던 중 2m 위에 있던 리프트가 갑자기 추락하며 피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안전수직 준수 여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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