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군에 있는 전라남도교육청 전경.전남교육청 제공
김대중 전남교육감의 주요 공약인 ‘전남학생교육수당’이 내년만 한시적으로 시행하기로 결정되면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전남교육청은 12일 “전남지역 초등학생 전체에게 내년 3월부터 12개월간 전남학생교육수당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전남학생교육수당은 인구소멸에 대응하고 학생들의 교육권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김 교육감이 선거 공약으로 제시한 사업이다.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인구소멸 위기지역으로 분류된 16개 군 초등학생에게는 1인당 월 10만원, 나머지 6개 시·군(목포·순천·여수·광양·나주·무안) 초등학생에게는 5만원을 바우처(급여) 카드로 지급한다는 게 애초 공약이었다. 지급 대상은 8만7000여명이며 연간 예산은 560억원이다.
전남교육청은 이번 결정과 관련해 “정부의 사회복지 정책 기조가 선택적 복지로 전환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육감은 후보 시절 16개 군 초등학생에게 사교육 지원비 등의 명목으로 매달 20만원씩 교육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기초자치단체의 반발과 함께 중·고등학생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보건복지부 사회보장협의회에서도 지난 5월 전남교육청에 재협의를 통보했다. 지원 기준과 지급 목적에 맞는 사용처 관리 대책이 미흡하고 정부 아동수당과 자치단체의 각종 교육지원금과의 중복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이후 복지부는 지난달 24일 협의에서 학생교육수당을 1년만 한시적으로 운영한 뒤 재평가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전남도교육청은 받아들였다.
전남교육자치실천회의는 “예견됐던 일”이란 반응이다. 구상 단계부터 지역민의 의견 수렴과 설명회 등을 거치지 않아 추진 동력 확보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오용운 전남교육회의 집행위원장은 “지금이라도 전남교육청은 각 지자체나 의회, 학부모 단체, 주민 등에게 해당 사업을 설명하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를 향해선 “중앙정부 예산이 아닌 전남 자체의 예산을 활용하는 사업인데, 정부 정책 기조와 맞지 않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전남교육청 홍보담당관실은 “아직 평가 기준 등은 세워지지 않은 상황으로, 내년 이후에도 사업이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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