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시민·환경단체들과 시민 330명이 참여하는 ‘백만평 광주 숲 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정영일)가 15일 오후 2시 광주시청 앞 잔디밭에서 공식 발대식을 열고 있다. 광주전남녹색연합 제공
시민 10명 가운데 7명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아파트 도시’ 광주에 100만평 숲을 조성하자는 시민운동이 첫발을 뗐다. 군 공항이 이전하고 남는 빈터에 도심 숲을 만들어 시민의 녹색 기본권을 확대하자는 제안이다.
광주 시민·환경단체들과 시민 330명이 참여하는 ‘백만평 광주 숲 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정영일)가 15일 오후 광주시청 앞 잔디밭에서 발대식을 열고 활동을 본격화했다. 추진위는 “군 공항이 이전하면 8.2㎢(250만평)의 터 중 40%인 3.3㎢(100만평)를 도심 숲으로 조성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지난 8월26일 ‘광주 군 공항 이전 및 종전부지 개발 등에 관한 특별법’(광주군공항특별법)이 시행되면서 광주 군 공항 이전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특별법엔 광역자치단체가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진행하는 사업 과정에서 이전 비용 부족분을 국가 재정으로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담겨 있다. 광주시는 군 공항 이전 후 공동 주택단지를 포함한 스마트시티 개념의 개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광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윤희철 사무총장이 2021년 제안한 군 공항 이전 터 도심 숲 조성 방안. 김영선 박사 제공
미국 뉴욕 맨해튼에 조성된 101만평 센트럴파크엔 7개의 호수와 50만그루의 나무와 식물들을 수작업으로 운반해 심었다. 김영선 박사 제공
군 공항 터는 “도심 숲이 부족한 광주의 마지막 기회 공간”이라는 게 추진위의 판단이다. 광주의 도심 공원은 다른 도시에 견줘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추진위는 “지난해 기준으로 광주의 1인당 공원 면적(6.32㎡)은 버밍엄(33.43㎡), 뮌헨(30.24㎡), 토론토(29.42㎡), 베를린(24.57㎡)보다 한참 부족하고 심지어 인구 1천만의 서울(15.8㎡)보다도 적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선 한국환경생태학회 이사(광주전남녹색연합 상임대표)는 “군 공항 터는 과거 순천만처럼 모두 하천 습지였다. 100만평 숲을 조성하고 옛 하천 습지를 복원해 인근 장록국가지정 습지와 연계하면 광주의 생태 명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100만평 광주 숲은 아파트 도시 광주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추진위는 기대하고 있다. 광주엔 경전선 도심 구간(10.8㎞) 폐선 터에 나무를 심어 도심 공원을 조성하자던 시민단체의 제안을 광주시가 수용해 2013년까지 10년에 걸쳐
‘푸른길 공원’을 완성했던 경험이 있다. 추진위는 “광주는 광역시 중 아파트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며, 시민 10명 중 7명이 아파트에 거주한다”며 “100만평 광주 숲은 무등산과 함께 미래 광주 100년의 허파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