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이 27일 광주종합터미널 터에 백화점을 짓겠다며 공개한 조감도. 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이 광주 이마트 터에 백화점을 짓기로 한 계획을 철회하고 광주종합터미널 유스퀘어 터에 백화점을 신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하지만 광주종합터미널 자동차 주차장 터 용도를 폐지하려고 할 경우 특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와 광주신세계, 금호고속은 27일 오전 광주시청에서 서구 광천동 유스퀘어 터에 백화점을 짓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광주 신세계백화점은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 쇼핑‧문화‧예술이 복합된 랜드마크 백화점을 짓겠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은 현재 백화점은 그대로 둔 채 백화점을 신축한 뒤 2028년부터 영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군분2로 60번길 시 소유 도로(83m·661㎡)를 포함해
이마트 터와 인근 주차장에 백화점을 짓기로 한 계획은 철회하기로 했다. 광주 도시계획·건축공동위원회는 지난달 3차로 이상의 완화 차로(셋백)를 설치한 뒤 시에 기부채납하라는 등 7가지를 보완하라며 재심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광주시 도시공간국 쪽은 “터미널 터는 상업지역으로 용적률이 1000%가 가능하지만, 지금은 용적률이 100.4%정도다. 남은 용적률을 활용해 백화점을 신축하는 것이다. 앞으로 실무협의를 거쳐 제안서를 받은 뒤 협상대상지를 선정하고, 이후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심의해 결정하는 절차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광주 종합터미널 10만㎡은 자동차 정류장 터로 묶여 있어 백화점 개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광주종합터미널은 전체가 도시계획시설(자동차 정류장)이어서 1층은 업종이 제한된다. 현 광주신세계백화점 1층(바닥 면적)도 자동차 정류장 터여서 서점·식당 등은 할 수 있지만, 1층에 판매시설은 들어설 수 없어 도시계획시설을 폐지할 경우 특혜 논란이 일 수 있다. 또 광주종합터미널 부지 중 박차장(차량이 대기하며 머무르는 공간) 등을 백화점 개발 터에 포함할 경우 ‘꼼수’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홍근 건축사는 “땅의 용도는 시대에 따라 바뀔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시민들이 일정 공간을 문화시설 등의 복지로 누릴 수 있는 혜택도 없이 기업들에게만 이익이 갈 경우 특혜로 볼 수 있다”며 “특히 신세계백화점을 유스퀘어에 짓는 것이 터미널을 옮기는 전초전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백화점 쪽은 “화정동에 지으려던 백화점을 장소를 광천동으로 옮겨 짓기 위해 광주시 및 금호고속과 함께 엠오유만 한 단계”라고 밝혔다. 금호고속 쪽은 “종합터미널 터에 복합시설을 공동개발하기 위해 엠오유를 맺고 첫발을 내디딘 단계”라고 밝혔다. 김광진 광주문화경제부시장은 “광주시가 신세계, 금호고속과 함께 엠오유를 한 것은 투자 유치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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