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100리길, 와이 프로젝트’ 가운데 광주 북구 산동교 부근 개발 계획. 광주시 제공
광주시가 추진하는 영산강·황룡강 권역 와이 프로젝트 중 자연형 물놀이 체험시설이 ‘그린 워싱’의 사례로 지목됐다. 그린 워싱은 녹색과 세탁의 합성어로 상품·서비스를 실제와 달리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 환경주의’를 의미한다.
6일 광주환경운동연합은 “광주시의회에서 와이 프로젝트의 하나인 ‘자연형 물놀이 체험시설’(1만㎡) 설계 용역비 예산(12억원)을 삭감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최근 내년 예산 심의 과정에서 와이 프로젝트 예산 67억원 중 22억원을 삭감했지만, 자연형 물놀이 체험시설 사업(160억원) 용역비는 삭감하지 않았다. 자연형 물놀이 체험시설과 함께 추진하는 아시아 물·역사 테마체험관 사업비 256억원 중 98억원이 국비 지원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이 단체는 “영산강 수질이 개선되기 전까지 수돗물을 100% 사용하는 물놀이 시설이며, 전형적인 그린 워싱 환경사업”이라며 “야외 시설이어서 여름 한 철만 운영할 수밖에 없고, 수돗물을 사용하게 되면 가뭄 때에도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맑은 물 순환형 공급 체계 구축’을 주요 목표로 삼은 하상(강변)여과수 취수를 중심으로 한 타당성 검토 용역비(10억원)도 삭감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 단체는 “영산강 광주 구간은 택지지구로 거의 개발됐고 수변구역도 체육시설·자전거도로 등으로 개발돼 여과 역할을 해야 할 모래·자갈층이 훼손된 상태여서 여과수를 취수하기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하상(강변) 여과수와 달리 도심 지하수를 원수로 사용해야 한다는 대안도 제시했다. 이 단체는 “도심 지하수는 개발과정에서 자연훼손을 하지 않고, 별도의 개발 공사비가 들지 않아 극심한 가뭄 등 비상시에 정수해 상수로 활용이 가능하다”며 “하상(강변)여과수 타당성 연구용역비용을 삭감하고 이후 추경예산 등에서 도심지역 유출 지하수 정밀조사 예산을 편성하라”고 촉구했다.
광주시 신활력추진본부 쪽은 “광신보부터 덕흥보 2㎞ 구간에 200m 간격으로 10개의 집수실을 설치해 하루에 물 10만t을 끌어올리는 사업이다. 평상시엔 영산강의 유지용수로 사용하고 가뭄 땐 용연정수장으로 보내 식수로 사용하기 위한 시설로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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