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호남

‘서울의 봄’ 정선엽 병장 모교 추도식…고교 후배들, 영화 단체관람도

등록 2023-12-12 15:58수정 2023-12-12 18:55

광주 북구 동신고, 총동문회 차원 추모 행사
2017년 교내에 정 병장 기리는 나무 심기도
12·12 군사반란 때 육군본부 지하벙커를 지키다 반란군 총탄에 숨진 고 정선엽 병장의 동생 규상씨가 12일 광주 동신고등학교에서 정 병장 추모 소나무를 살펴보고 있다.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12·12 군사반란 때 육군본부 지하벙커를 지키다 반란군 총탄에 숨진 고 정선엽 병장의 동생 규상씨가 12일 광주 동신고등학교에서 정 병장 추모 소나무를 살펴보고 있다.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친구여 아직도 그대에게 미안하네. 국방의 의무를 다했지만 정치군인들의 쿠데타 속에서 전사한 친구 명예는 꼭 지키겠네.”

전두환 신군부의 12·12 군사반란 44주년을 맞은 12일 광주 북구 동신고등학교에서 7회 졸업생 고 정선엽(1956∼1979) 병장의 추도식이 열렸다. 그동안 일부 동문이 매년 12월12일에 모여 정 병장을 기리곤 했지만 총동문회 차원의 추모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 병장은 영화 ‘서울의 봄’에서 반란군이 사살한 조민범 병장의 실제 주인공이다. 그는 1977년 7월 입대해 국방부 헌병으로 복무하다 1979년 12월13일 새벽 육군본부 지하벙커에서 반란군의 총탄을 맞고 숨졌다.

이날 추도식에 참석한 정 병장의 친구 정형윤씨는 “학창시절부터 애국심이 남달랐던 고인은 군사 반란 당일 후임을 대신해 육군본부 지하벙커를 지켰고 총을 빼앗으려는 반란군에 맞서다 총탄을 맞고 숨졌다”며 “비보를 접한 선엽이의 어머니는 불면증과 눈물을 계속 흘리는 희귀한 치매 증상을 앓다 2008년 돌아가시는 등 가족들이 평생 고통을 겪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씨는 “고인은 2008년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고 지난해 12월 전사로 인정받았지만 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되고 나서야 역사적 재조명을 받게 됐다”며 “참 군인 정신을 실천한 정선엽에게 훈장 추서와 추모비 건립이 추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2·12 군사반란 때 육군본부 지하벙커를 지키다 반란군 총탄에 숨진 고 정선엽 병장의 동문이 12일 광주 동신고등학교에 심어진 정 병장 추모 소나무에 헌화하고 있다.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12·12 군사반란 때 육군본부 지하벙커를 지키다 반란군 총탄에 숨진 고 정선엽 병장의 동문이 12일 광주 동신고등학교에 심어진 정 병장 추모 소나무에 헌화하고 있다.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한래진 동신고 교장은 “수능시험을 마친 3학년 학생들이 12·12 관련 교육을 마치고 영화 ‘서울의 봄’을 관람하며 짧은 등장이었지만 자랑스러운 선배의 모습을 봤다”며 “유가족분들의 슬픔에 어떤 위로의 말도 부족하겠지만 후배들은 정 병장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추도식을 마친 동문은 교정 한쪽에 있는 소나무에 헌화했다. 동문이 정 병장을 기리기 위해 2017년 4월 심은 것으로 ‘의로운 동문 고 정선엽 병장의 나무’라고 이름 붙였다. 정 병장의 동생 규상(64)씨는 “세월이 지나며 형이 전사자로 인정받고 떳떳한 죽음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이제는 여한이 없지만 반란군이 잘못을 인정하거나 사과하지 않고 세상을 떠난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영상] “지하철역 식사, 세 가정 근무”…필리핀 가사관리사 호소 1.

[영상] “지하철역 식사, 세 가정 근무”…필리핀 가사관리사 호소

‘뉴욕타임스’에 보도될만큼 성공적인 제천시 고려인 이주 정책 2.

‘뉴욕타임스’에 보도될만큼 성공적인 제천시 고려인 이주 정책

살해 위협 30대 검거에 서경덕 교수 “솔직히 섬뜩했다” 3.

살해 위협 30대 검거에 서경덕 교수 “솔직히 섬뜩했다”

최재영 목사 “김건희 여사 불기소, 부정부패 눈감는 봐주기 수사” 4.

최재영 목사 “김건희 여사 불기소, 부정부패 눈감는 봐주기 수사”

발화지점 접근 힘든 전기차 화재, 바닥 뚫어 20분 만에 진화한다 5.

발화지점 접근 힘든 전기차 화재, 바닥 뚫어 20분 만에 진화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