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여년 전 선조들의 정교한 금세공 기술을 엿볼 수 있는 ‘나주 신촌리 금동관’(국보 제295호)이 다시 일반에 공개됐다.
국립나주박물관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기존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역사 흐름에 따라 4개 주제로 나뉘어 있던 공간을 ‘고분문화실’과 ‘역사문화실’이라는 2개 주제로 개편했다”고 15일 밝혔다. 유물 4000여점이 있는 국립나주박물관의 ‘고분문화실’에서는 영산강 유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고대 고분문화를 소개하고, ‘역사문화실’에서는 구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전남 서부지역의 역사 흐름을 보여준다.
신촌리 금동관을 만날 수 있는 곳은 고분문화실에 마련된 별도 공간이다. 이곳은 금동관이 출토된 옹관묘 형태를 살려 벽면과 천장을 곡면으로 만들고 금동관을 품었던 신촌리 9호분 독널 을관과 다른 껴묻거리를 함께 전시해 유물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게 했다. 1917∼1918년 일본인들에 의해 발굴된 금동관은 높이 25.5㎝ 크기로, 나뭇가지 모양 장식 3개가 붙은 외관과 반원형 동판 2장을 붙인 내관으로 구성됐다.
역사문화실에서는 보물로 지정된 ‘나주 서성문 안 석등’을 볼 수 있다. 석등 전체를 둘러 볼 수 있도록 관람 동선을 짜고 석등의 상단부를 볼 수 있게 낮은 계단을 설치했다는 게 나주박물관의 설명이다. 고려 선종 10년(1093년)에 세워진 석등은 지붕돌의 형태가 통일신라시대 8각형 석등의 양식을 이어받으면서도 고려의 독자적인 장식 기법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꼽힌다. 1929년 나주에서 경복궁으로 옮겨진 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관하다가 2017년 다시 나주로 옮겨 왔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