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실시된 21대 총선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광주광역시 서을에서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73.8%, 천정배 민생당 후보 20.9%의 득표율로 양 후보가 큰 격차로 천 후보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협회와 지상파 3사(KBS·MBC·SBS)가 구성한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2300여개 투표소에서 투표자 50여만명을 대상으로 출구조사를 진행했다.
출구조사에선 민주당 양 후보가 참여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6선 의원 민생당 천 후보와 4년 만에 펼친 재대결에서 승리하는 것으로 나왔다. 광주 서을은 2016년 문재인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영입된 양 후보가 같은 해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천 후보에게 패배했던 것을 설욕할 것인 지가 관심 포인트였다.
천 후보는 “대선을 앞두고 이낙연 전 총리와 경쟁 구도가 형성돼야 민주당 안에서 비호남 세력에게 ‘팽’당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호남 대통령론’을 내세워 “마지막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지만, ‘민주당 바람’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양 후보의 삶은 ‘도전’이라는 단어로 압축된다. 전남 화순 출신인 그는 광주여상 졸업 후 삼성전자 연구보조원으로 입사해 삼성전자 첫 고졸 출신 상무가 됐다. 삼성전자 입사 후 주경야독했던 그는 성균관대에서 전자전기컴퓨터공학 석사 학위를 딴 반도체 전문가다.
총선 패배 이후 넉달 만에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나선 양 후보는 유은혜 재선 의원을 물리치고 여성 최고위원 및 여성위원장에 당선됐다. 201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광주시장 경선에 출마했으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을 지냈다. 반도체 전문가답게 양 후보는 지난해 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에 합류해 일본 수출규제 대응책을 논의하는 데 힘을 보탰다. 양 후보는 2017년 최고위원 시절 삼성전자 반도체 피해자 모임인 반올림을 “전문 시위꾼”으로 깎아내리는 발언을 해 당에서 구두 경고를 받기도 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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